▶ 인터뷰서 진행자 공세에 “프랑스가 느끼는 배신감 이해”
미국이 호주, 영국과 발족한 3자 안보 동맹 오커스(AUKUS)로 인해 프랑스가 단단히 뿔이 난 가운데,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이 프랑스 방송에서 곤욕을 치렀다.
CNN 방송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파리에서 공영 프랑스2 방송과 인터뷰를 한 블링컨 장관은 오커스 출범 이후 프랑스가 미국에 느끼는 분노와 배신감을 드러낸 진행자의 발언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이날 인터뷰를 진행한 프랑스의 유명 앵커 안-소피 라픽스는 블링컨 장관에게 "우리는 미국 행정부가 바뀌었기 때문에 기대가 더 컸다. 특히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친불파인 당신에 대한 기대도 컸다. 우리는 (양국 간) 더 나은 대화를 기대했다"고 말하며 프랑스인들의 서운한 감정을 대변했다.
당황한 블링컨 장관은 이에 "(프랑스인들이 느끼는) 배신감을 이해한다"면서 "미국인들은 의사소통 측면에서 더 잘할 수 있었음을, 아니 더 잘해야 했음을 깨달았다"고 답했다.
블링컨 장관은 "무엇보다 우리는 때때로 프랑스와 미국 사이처럼 중요하고 깊은 관계를 당연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미국이 오커스 사태에서 프랑스에 실수했음을 우회적으로 인정했다.
그는 이어 "이번 출장이 양국 관계 회복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손상된 양국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향후 더 노력할 것임을 시사했다.
블링컨 장관은 아프리카 사헬 지역의 안정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재편 등 프랑스가 당면한 핵심 국가안보 현안에 대해 긴밀히 협력할 것도 약속했다.
그는 "사헬과 인도태평양, 대서양 양안 현안 등에서 양국의 협력과 공조를 강화할 매우 중요한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중점을 두면서 때로는 대서양 안보문제가 뒷전으로 밀린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진행자의 발언에 대해선 "그런 지역에 얼마나 많은 병력을 두고 있는지로 따진다면 의문이 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동맹과의 외교적 정치적, 경제적 관계로 따진다면 우리는 매우 헌신적"이라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MCM) 참석차 파리를 찾은 블링컨 장관은 이날 프랑스2 방송 출연을 비롯해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예방하고, 장이브 르드리앙 외교부 장관과 회담하는 등 프랑스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오커스 발족을 계기로 미국과 영국의 핵 추진 잠수함 기술을 지원받게 된 호주가 프랑스 방산업체와 맺은 잠수함 계약을 파기하기로 하면서 77조원을 허공에 날린 프랑스는 미국에 강하게 불만을 표출했다.
특히 오랜 동맹이자 우방인 미국이 사전에 이런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언질조차 주지 않았다는 데 대해 프랑스 정부와 관리들은 분통을 터트려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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