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지부에 극비전문 “현지 협력자 수십명 발각”
‘세계의 경찰’을 자임하며 미국의 눈과 귀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미 중앙정보국(CIA)의 ‘실력’이 예전 같지 않은 모양이다.
최근 수년간 각국에서 CIA 정보원을 수행했던 요원들의 신원이 적국에서 들통나는가 하면, 일부는 되레 ‘이중간첩’으로 돌변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CIA는 보안 관련 사항 재정비에 착수했으나, 정보과학(IT) 기술 발전 및 인공지능(AI)의 득세 탓에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5일 “미국 고위급 정보관리들이 지난주 전 세계의 모든 CIA 지부에 경고 메시지를 담은 극비 전문을 발송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CIA는 해당 전문에서 “지난 몇 년 동안 해외 주재 정보원과 관련한 사안을 조사한 결과, 수십 명의 신원이 발각됐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처형을 당했으며, 다른 일부는 미 정보당국 움직임을 파악해 넘기거나 역정보를 흘리는 식으로 이중 스파이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CIA는 이런 일이 발생한 곳으로 중국과 러시아, 이란, 파키스탄 등을 거론했다. 중국과 이란에선 CIA의 통신망이 뚫렸고, 그로 인해 신원이 드러난 현지 정보원이 처형된 것으로 전해졌다. CIA를 겨냥해 벌어진 공격이 이중간첩의 소행이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더글러스 런던 전 CIA 요원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2009년 아프가니스탄 CIA 기지를 표적으로 삼았던 폭탄 테러(직원 7명 사망)를 언급하며 “요르단 출신 CIA 협력자가 ‘알카에다에 침투할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사실은 미국에 반기를 든 것”이라고 밝혔다.
NYT는 “미국의 정보전 능력 퇴보에서 비롯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정보원의 신원 누출이 하루 이틀 일은 아니긴 해도, 상대국의 AI 시스템과 생체 인식 스캔, 얼굴 인식 등 기술이 발전하는데도 CIA가 이를 과소평가한 게 아니냐는 얘기다. 전직 기관원들은 NYT에 “(CIA가) 임무에 과도하게 집중하면서 보안조치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사례가 충분히 많다”고 했다. CIA 대변인은 극비 전문과 관련해 일체 언급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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