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방영된 한국 TV드라마에는 '여인천하', '명성황후' 등 조선왕 주변의 여자들을 다룬 사극이 많았다. 그중 가장 인기를 끈 것은 조선말기 고종의 왕비, 민비를 칭하는 명성황후일 것이다.
조선 후기는 권세가들이 온갖 부정부패로 재산을 긁어모으던 시절이었다. 민비는 이때 부패한 민씨 권력의 최정점이었다. 일본에 의해 '민비'로 격하된 명칭을 친일로 보는 역사관 때문에 요즘은 명성황후라고들 부른다. 그런데 사실 민비의 온갖 악행들이 조선의 멸망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민비는 살아생전 한양에서 활동하던 다국적 외교관들 사이에 활발한 국제정치 활동을 펼친 것으로 알려진다. 그녀는 조선 말기 민치록의 딸로 태어나 16세때 조선 제26대 고종의 왕비가 되었다.
그리고 시아버지인 대원군과 대립하며 정치적 야심을 드러냈다.
고종과 명성황후의 뒤에는 이들의 총애를 등에 업고 권세를 휘두른 진령군 무당이 있었다. 진령군은 민비가 내린 작위인데, 자신을 관우의 딸이라고 하면서 신당을 세워 받들어 모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관우를 본뜬 웅장한 차림을 하고 수시로 민비와 고종을 감언이설로 사로잡았다.
민비는 무당의 말을 따랐고, 무당은 민비의 총애를 업고 관직을 팔고 공금을 횡령하는 등의 비리를 버젓이 저질렀다는 것이다. 민비의 절대적 신뢰를 얻게 된 계기가 민비가 낳은 첫째 왕자가 항문이 없어 죽어 버렸기 때문이다. 민비는 용하다는 무당들을 불러들여 득남을 기원했는데 성과가 없자 무당인 진령군을 불러들여 굿판을 벌인 결과 세자를 얻었다고 한다.
또 민비가 임오군란 시민군을 피해 친정인 충주에 가 있을 때, 조만간의 환궁을 정확하게 맞춰 민비의 최측근이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당을 믿은 조선의 국모 명성황후가 경복궁에서 일본 사무라이들에게 어이없이 피살된 것처럼 오백년 조선왕조도 힘없이 망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국은 지금 오는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의 신상에 대해 계속 말이 많다.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게이트에 관한 비리 의혹, 윤석열 후보는 배우자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및 특혜 의혹 등을 놓고 말이 많은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때다 하고 김건희씨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요구했고, 국민의 힘은 이재명 후보에 대한 대장동 게이트 연루 의혹에 대한 특검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나 더 염려되는 것은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무당이나 점쟁이들에게 꽤 의지하고 있다는 설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는 점이다. 그게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예전 고종이 민비 치마폭에 쌓여 방향을 잃은 것처럼 윤석열 후보도 만약 대선에 승리해 대통령이 된다 할 경우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얼마 전인 지난해 말, 마침내 김건희씨가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저 때문에 남편이 비난 받는 현실에 가슴 아프다"며 자신의 과오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김씨의 이런 행보를 과연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대선 후보 배우자이기에 실망스럽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잘했다고 해야 할까.
조선 말기 민비와 고종도 무당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는데, 선진국을 자랑하는 21세기 대한민국의 대통령 후보 부부가 유사한 의혹을 사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명성황후가 펼친 무당정치는 결국 조선의 멸망을 앞당겼다. 이와 같이 역술정치의 위험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여인천하 드라마가 현실이 되는 일이 없기를 바래본다.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배우자 문제로 곤혹을 치르는 윤석열. 누가 대한민국의 새 대통령이 될지, 유권자들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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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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