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살을 살아야 3만6,500일, 구십을 살아야 3만2,800일, 팔십을 살면 2만9,200일, 칠십을 살면 2만5,500일, 육십을 살면 2만1,900일, 이 짧은 인생, 2022년 임인년 새해부터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고 근육통이 온몸을 꼭 잡고 있다. 가끔은 기침과 콧물을 동반하며 밥맛이 없이 침대에 또 누워있었다.
3일만에 간신히 일어나 코비드 검사실로 가서 검사 결과 코비드 양성반응이 나왔다. 집에서 자가격리 10일을 하며 화장실, 침실 등을 혼자 사용하며 밥도 혼자 먹어야 한다, 손을 청결하게 소독하는 등 주의사항을 받고 집으로 왔다.
두 무릎을 바닥에 대고 가슴과 머리에는 눈물이 고인다. 까만 슬픔들이 밀려온다. 아직도 면역억제제 등 23개의 약과 함께 삶을 연명하는 가여운 나인데,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지 5개월이 되어가고 있다. 근 10년간의 병마와의 전쟁놀이를 한다.
6개월의 항암치료와 수술, 일주일에 월, 수, 금 세 번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집에서 저녁 5시에 출발하며 내 몸의 피를 걸러내는 투석기계에 몸을 맡기었다. 끝나면 밤 12시가 되어서야 집에 오곤 했었다.
늘 기도는 기본, 눈물은 덤으로 보낸 시간들이었다. 슬픔에 잠겨서 끝없이 외롭던 시간들, ‘기도하니’ 오태영 시인의 시를 읖어본다.
‘살다보니 혼자인데 기도하니 하나님이 함께 하셨네/ 살다보면 가진 것 하나 없는데 기도하니 저 천국이 나의 것이네/ 살다보면 아프기만 한데 기도하니 어느덧 마음에 평안이 넘치네/ 살다보면 사방이 막혀있는데 기도하니 하늘문이 활짝 열려있네/ 살다보면 살 길이 막막한데 기도하니 일용할 생활이 넘치네/ 살다보면 내가 한 것 같은데 돌아보니 모든 것을 주님이 하셨네/ ‘
시간도 뛰어가는 듯 마음도 뛰고 흘러 흘러 이제 여기까지 왔는데 그 많던 수술과의 전쟁 같았던 혼자만의 시간들, 이제 익숙할 만도 한데 또 서러움에 두 손을 모아 조용히 나의 가난한 기도를 간절히 간구해 본다.
그래 또 다 지나가리라. 늘 그렇듯 비온 뒤에는 무지개가 나를 위로해 주었다. 고비 고비 그 속 가운데에 감춰져 있는 소망들이 기다리고 반기며 나를 향해 두 팔 벌려 미소를 띄우며 용기와 새로운 소망을 주고 있었다. 보이지는 않지만 미국에 ‘ 어떤 역경이든 그 속에 희망이 섞여있다“는 말이 있다.
오늘 하루 하루, 자격격리 10일을 잘 넘겨보자.
단 하루의 시간이 내게 주어진다면 눈물을 흘리는 대신 웃겠습니다. 다가오지 않는 내일을 두려워 하는 대신 오늘을 열심히 살겠습니다.
아프다고 말하는 대신 아픔을 견디겠습니다. 나 자신의 잘못을 늬우치겠습니다. 죽음을 두려워 하는 대신 살아있음을 감사하고 기쁘게 여기겠습니다. 오, 주여 모든 것이 그저 감사합니다. 이제 더 울지 않을래요.
<
김부겸/수필가·E노스포트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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