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고양이인지 아니면 길 고양이인지 우리집 주위를 어슬렁거리는 검은 고양이가 있다. 혹시나 배가 고픈가 해서 참치캔과 다른 먹을 것들을 주었더니, 이제는 차고에서 뭘 하거나 잔디를 깎을 때마다 호기심으로 쳐다본다.
한번은 뒷마당 무화과 나무의 열매를 먹고 있는 다람쥐를 쫓았는데, 어느 날인가 그 검은 고양이가 무화과 나무에 오르는 다람쥐를 쫓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아침 블루베리를 따먹고 있는 새를 쫓았더니, 그 다음 날에는 검은 고양이가 블루베리 나무에 앉은 새를 쫓고 있었다.
너무도 신기해서 날을 잡아 숨어서 보았더니 매일 그렇게 하고 있었다. 고맙기도 하고 해서 이름을 검은 고양이 네로라고 지어주고 지금까지 좋은 친구로 잘 지내고 있다.
고양이도 이렇게 자주 보고 서로 인사하고 가끔 먹을 것을 주니 정이 들고 친구가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하고 뭔가 도움이 되고자 한다. 그런데 요즘 세상사를 보면 서로의 모습이 틀리다고 차별하고 혐오하고 공격하는 인간들이 있다.
심지어 전쟁을 하고 같은 인간들을 파리 목숨처럼 죽인다. 물론 인류 역사가 늘 이랬지만 이젠 인류도 좀 깨우쳐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2차대전때 서로 그렇게 살육을 하더니, 또 냉전이라고 한꺼번에 지구를 수십 번 박살 내고도 남을 핵무기를 쌓아 놓고 수십년 동안 서로 공포에 떨더니, 냉전이 해체되었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는데 오히려 크고 작은 전쟁은 더 많이 일어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전쟁으로 죽고 고통받고 있다.
오죽 했으면 제발 좀 정신차리고 인류전체의 안전을 위해서 합심하라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나서서 국적과 인종을 가리지 않고 공격을 해댔나 싶다.
그런데도 정신 못 차린 어떤 인류는 코로나 바이러스 공격을 두고도 누구 때문이라고 하면서, 자기 나라에서 제일 소수이고 약해 보이는 아시아계를 혐오하고 공격하고 죽이는 짓까지 벌이고 있다. 그래서 대중 교통을 이용하거나 어디를 가기가 무섭다.
도대체 어떻게 대안을 세우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답이 없다.
다행인 것은 이 와중에 평화와 사랑을 중심으로 긍정을 노래하는 한국의 BTS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고, 우리 인간의 감추어진 어두운 면을 예술적으로 지적하고 모두의 공감을 자아내어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한류 드라마와 영화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른바 K Culture 즉 한류다. 탐욕과 이기심에 기반한 경제적 이해와 이를 정당화하고 강제하려고 하는 온갖 선동과 반 인류적 정치적 행태의 인종주의, 배타적 민족주의, 그리고 국가주의를 극복하고 보편적 인류애와 평화 그리고 협력과 긍정의 새시대를 열어가는 한류가 더욱더 발전하기를 기대하고 응원해본다.
20세기 가장 슬프고 큰 고난을 받았고 아직도 분단으로 고통 받고 있는 한국민족의 정서를 가지고 있기에, 우리가 더욱더 평화와 인류애를 이야기하고 노래하고 행동할 때 공감대를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아시아계로서 공격을 받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더욱더 열린 자세로 다른 커뮤니티와 더 많은 문화적 교류를 하고, 대화를 하고, 협력을 하여야 하지 않을까?
안녕? 반가워요, 즐거워요, 사랑해요, 좋아요, 잘 가요, 또 만나요. 이런 내용의 노래를 함께 부르고, 서로 자주 얼굴을 맞대고, 함께 즐거운 자리를 만들어서 전세계인 모두가 이런 우리 말을 하게 된다면 우린 더 이상 힘없는 소수가 아니라 누구나 반기는 그런 코리안 커뮤니티가 되고 아시안 커뮤니티의 희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아침에 내 친구 검은 고양이 네로와 인사 하면서 드는 생각이다.
<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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