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WCKNC) 대의원 선거가 지난 4일 많은 관심 속에 치러진 가운데, 최근 발표된 예비 개표 결과에서 18명의 한인 후보가 당선 예정으로 나타났다. 총 24명의 당선자 중 75%를 차지했다.
이번 선거는 WCKNC 대의원 공석이 많아 WCKNC가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평가 속에 한인사회의 관심이 높아지며 한인 후보가 대거 출마해 주목됐었는데, 출마 후보 총 46명 가운데 한인 후보는 35명이었다. 이들 한인 후보 가운데 절반 정도가 당선된 셈이다.
당선자 중 우편투표 추가 도착분 개표가 남아있어 득표차가 적은 후보의 경우 당락이 바뀔 수 있는 상황이지만, 이조차 가능성이 있는 경우는 1명 또는 2명 정도로 한인들이 많은 자리를 차지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는 상황이다.
기존 WCKNC 대의원은 11명 뿐으로 공석이 15개나 된다. 주민의회 선거는 2년마다 치러지는데 지난 2021년 당선됐던 WCKN 대의원들이 사퇴, 제명 등으로 대거 빠져나간 상태다. 한인 대의원도 당초 5명에서 2명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대의원 부족으로 회의 취소, 지역 이슈 논의 및 안건 처리 지연, 주민과 시정부간 소통 약화 등 다양한 문제점이 불거졌다. 대표적인 것이 지역 개발예산 사용이다.
시정부에선 각 주민의회에 회계연도 기준으로 매년 예산을 할당해 주는데 각 주민의회는 이를 기본적인 운영비 외에, 자체적으로 논의한 지역 개발 및 개선 사업에 사용하거나, 비영리 단체에 활동 지원금으로 주는 등 지역 사회를 위해 다양하게 쓸 수 있다. 회계연도 기준이기 때문에 6월 말 잔액은 그대로 시정부로 반환된다. 그러나 WCKNC에서는 아직도 배정된 기금이 거의 그대로 남아있다.
지난 16일 LA시 서기실에 따르면 WCKNC에 배정된 기금 3만2,000달러 중 658달러35센트가 사용됐다. 이 조차 기본 운영비였을 뿐 결국 지역사회를 위해 사용된 내역은 하나도 없었다. 또 지출 예정도 없었다. 계속 기금 사용이 없다보니 예산이 중간에 조정돼 9,596달러가 다른 지역으로 재배정됐다. 이에 따라 현재 가용 예산은 2만1,745달러 65센트로 줄었으며, 이 조차 모두 반환될 예정이다.
이번 선거로 이제 다시 대의원 수가 회복되고 한인 대의원도 크게 늘어난다. 한인타운의 다양한 문제들을 논의하고 시정부에 목소리를 전달하고 개발 기금도 효과적으로 사용해 한인타운 발전과 한인 정치력 신장의 교두보로 거듭나는 주민의회가 기대되고 있다. 한인타운 관할 주민의회 분리안(리틀 방글라데시 주민의회 신설 추진)으로 주민의회에 대한 한인사회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던 지난 2019년 선거 때(22명 한인 후보 중 16명 당선)보다 이번 선거의 한인 당선자가 많다.
그런만큼 부디 이번에는 대의원간 감정 또는 파벌 싸움으로 인한 분열, 결석, 제명, 사퇴로 인한 공석 증가 등 없이 전보다 더욱 건설적인 논의와 소통이 이뤄지는 WCKNC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주민의회는 커뮤니티에 관할 지역 내 건물 신·증축, 주류판매허가(CUP), 환경미화 등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일차적으로 심의하고, LA시의회에 지역 사회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주민자치기구다. 지역 개발 사업이나 법안이 주민의회를 통해 제안되면 의회에서 추진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주민의회를 통한 제안은 시의원, 시장, 각 부처 관계자들에게 해당 사업이나 법안을 추진하기 위한 가장 적법하고 공식적인 명분이다. 인맥으로 정치인 및 정부 관계자와 접촉하는 방법보다 효과적이다.
또한 많은 주민들이 모르지만 매달 개최되는 주민의회 정기 회의에는 시 뿐만 아니라, 주, 연방 의원 사무실에서 보좌관들이 지역 이슈를 듣기 위해 매번 참석하며, LA경찰국(LAPD) 관계자도 함께 한다. 사실상 회의에서 오고가는 다양한 의견이 주요 정치인과 사법 기관에 직접적으로 전달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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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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