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YT “나란히 국경 찾은 날 옷·모자·신발로 유권자에 메시지 전달”
미국-멕시코 국경 방문한 조 바이든 대통령 [로이터=사진제공]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대결이 유력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나란히 남부 국경을 찾아 내놓은 메시지만큼 패션 스타일도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 모두 대선을 앞두고 '패션 정치'를 펼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텍사스 국경 방문 때 입은 옷과 모자 등이 대선을 염두에 두고 '이미지 만들기'를 위해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고 1일 분석했다.
불법 이민자가 건너오는 리오그란데강 주변의 먼지 가득한 길을 걷는 데 적합한 옷을 단순히 고른 게 아니라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정장 양복과 넥타이 대신 남색 재킷과 줄무늬 셔츠, 회색 바지를 입고 최근 자주 신는 검은색 운동화를 착용했다. 또 머리에는 남색 야구 모자를 썼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패션이 평소에 입는 정장보다는 상황의 긴박함을 인식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면서 전체적으로는 대통령 자신이 의회에 요구하고 있는 타협을 상징한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국경 현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대로 여야의 초당적 국경 예산 합의안 처리가 무산된 것을 언급하면서 "당신이 나와 함께 하거나, 내가 의원들 설득에 당신과 함께하겠다. 우리는 이 일을 같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NYT는 또 누가 '진짜 대통령'인지 보란 듯이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 직인이 찍힌 것처럼 보이는 야구 모자를 쓴 것에도 주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파란색 정장과 흰색 셔츠에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국경에 등장했다.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운동 '전투복'을 그대로 입고 나온 것이다.
대통령 재임 시절이던 2019년 텍사스 국경순찰대를 방문했을 때는 군복 색상의 점퍼에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적힌 흰색 모자를 썼었다.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단골 패션인 파란색 정장, 흰색 셔츠, 빨간색 넥타이 차림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애국심과 열망을 상징하는 동시에 사업가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법원 판결로 인해 사업가 정체성이 타격을 받을 수도 있지만 국경 방문에서 이 상징적인 정장 차림을 고수했다고 NYT는 짚었다.
앞서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 일가와 그의 사업체가 은행 대출 때 자산을 허위로 부풀려 신고해 부당이득을 취했다면서 총 3억5천500만달러(약 4천700억원)의 벌금을 내라고 판결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거액의 벌금을 선고받은 뒤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Never surrender) 하이톱'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한 운동화의 홍보를 포기하고 이날 정장 구두를 신고 나왔다.
NYT는 두 사람의 사진이 일반 대중의 의식 속에 여과 없이 스며들고 이 과정에서 이미지는 여론을 형성하는 포인트가 된다며 두 사람이 "(국경에서) 신발을 포함한 모든 소통 도구를 동원해 (미국) 전국의 청중을 대상으로 연설하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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