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우승만 5차례 무관 설욕
▶ 이제 ‘무패 우승’ 가능성도
▶유로파·포칼 트레블도 조준

14일 바이엘 레버쿠젠 선수들이 2024년 분데스리가 우승을 기념하며 사비 알론소 감독에게 맥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로이터]
독일 프로축구 바이어 레버쿠젠이 창단 120년 만에 처음으로 분데스리가 우승을 일궜다.
레버쿠젠은 15일(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분데스리가 29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전에 터진 플로리안 비르츠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베르더 브레멘에 5-0으로 크게 이겼다. 이로써 선두 레버쿠젠(승점 79·25승 4무)은 2위 바이에른 뮌헨(승점 63·20승 3무 6패)과 격차를 승점 16으로 벌리며 남은 5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1904년 7월 제약회사 바이엘의 노동자들을 주축으로 창단한 기업구단 레버쿠젠이 분데스리가에서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리그를 넘어 공식 대회에서 우승한 것도 1992-1993시즌 독일축구협회(DFB)-포칼에서 우승한 뒤 31년 만이다.
레버쿠젠은 1980년대 들어 차범근 전 한국 대표팀 감독 등의 활약에 힘입어 유럽축구연맹(UEFA)컵에서 우승(1987-1988시즌)하는 등 독일을 대표하는 강팀 중 하나로 떠올랐으나 유독 분데스리가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무려 5차례(1996-1997, 1998-1999, 1999-2000, 2001-2002, 2010-2011)나 준우승에 그치면서 ‘네버쿠젠(Nekerkusen)’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절대 우승은 못 할 구단이라는 조롱이 담겼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사비 알론소 감독의 지휘 아래 이날까지 리그 29경기에서 25승 4무를 기록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2022년 10월 알론소 감독을 사령탑으로 데려온 게 레버쿠젠에 ‘신의 한 수’가 됐다.
알론소 감독은 2022-2023시즌에는 6위의 성적을 내더니 올 시즌에는 팀을 사상 첫 우승으로 이끌었다. 마지막으로 현역 생활을 한 뮌헨에서 이 시대 최고의 감독으로 꼽히는 페프 과르디올라 현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감독으로부터 지도받은 알론소 감독은 올 시즌 전술적 능력을 만개했고, 레버쿠젠은 분데스리가를 지배하다시피 했다.
리버풀(잉글랜드), 뮌헨으로부터 감독 제의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그는 결국 레버쿠젠에 남겠다고 선언하는 ‘의리’를 보여주기도 했다.
레버쿠젠의 ‘새 역사 작성’은 여기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남은 5경기에서도 안 진다면 무패 우승을 달성한다. 지금까지 분데스리가에서 무패 우승을 달성한 팀은 없었다. 지난 시즌까지 11회 연속 우승한 ‘거함’ 뮌헨도 패배 없이 우승한 적은 없다.
유럽 5대 리그를 놓고 봐도 무패 우승은 귀한 기록이다. 2000년 이후로는 2003-2004시즌의 아스널(잉글랜드)과 2011-2012시즌의 유벤투스(이탈리아)만 이뤄냈을 뿐이다.
레버쿠젠의 우승컵 사냥은 계속된다. 일단 DFB-포칼에서 결승까지 올라 내달 26일 카이저슬라우테른을 상대로 ‘도메스틱 더블(국내 대회 2관왕)’에 도전한다.
여기에 UEFA 유로파컵 우승도 가능하다. 8강 1차전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잉글랜드)를 2-0으로 물리쳐 4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레버쿠젠은 이날 전반 25분 만에 빅터 보니페이스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후반 15분 그라니트 자카의 추가골로 승기를 굳힌 레버쿠젠은 플로리안 비르츠가 후반 23분과 38분, 45분에 잇따라 ‘축포’를 터뜨리며 화려하게 우승을 확정했다.
한편, 뮌헨은 올 시즌을 앞두고 ‘철기둥’ 김민재, ‘득점 기계’ 해리 케인을 영입하며 리그 12연패에 도전했으나 레버쿠젠의 돌풍에 휩쓸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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