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카데미상 후보작 발표
▶ 흥행작 ‘위키드’ 10개 후보
▶ ‘듄: 파트2’ 5개 지명 그쳐
▶ 한인 원작 단편애니 후보에

영화‘에밀리아 페레즈’에서 트랜스젠더 주인공을 연기한 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왼쪽 사진)과 오스카상 트로피 모습. [로이터]
수사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트랜스젠더가 된 멕시코 마약상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가 올해 아카데미(오스카)상 최다 후보에 올랐다.
23일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발표한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명단에 따르면 ‘에밀리아 페레즈’는 작품상과 감독상, 여우주연상·조연상, 외국어영화상, 촬영상, 각색상 등 총 13개(12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프랑스 거장 자크 오디아르 감독이 만든 넷플릭스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는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 수장이 수사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아무도 모르게 여자로 다시 태어나 인생 2막을 시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주인공을 연기한 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은 실제 트랜스젠더인 배우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또 스페인어로 제작된 이 영화는 역대 영어가 아닌 언어로 제작된 영화 중 아카데미 후보에 최다 지명된 영화로 기록됐다.
‘에밀리아 페레즈’의 뒤를 이어 작년 흥행작인 뮤지컬 영화 ‘위키드’와 유명 제작사 A24의 상영시간 3시간 35분짜리 대작 ‘브루탈리스트’가 각각 10개 후보에 올랐다. 지난해 개봉한 실사영화 중 ‘데드풀과 울버린’에 이어 세계 흥행 수입 2위를 기록한 SF 영화 ‘듄: 파트2’는 아카데미 5개 후보에 올라 전작 ‘듄’(2022년 10개 후보)에 못 미쳤다.
작년 최대 흥행작인 픽사 스튜디오의 ‘인사이드 아웃 2’는 장편 애니메이션 후보에 올라 올해 골든글로브 수상작인 유럽 애니메이션 ‘플로우’ 등과 경쟁한다. 가장 주목받는 작품상 부문에서는 ‘에밀리아 페레즈’와 ‘위키드’, ‘브루탈리스트’, ‘듄: 파트2’, ‘아노라’, ‘컴플리트 언노운’, ‘아임 스틸 히어’, ‘니클의 소년들’, ‘서브스턴스’ 등 10편이 경합을 벌인다.
‘서브스턴스’의 주연배우 데미 무어는 올해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은 데 이어 이번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라 ‘위키드’의 신시아 에리보 등과 경쟁한다. 영화 ‘마리아’로 오랜만에 여우주연상을 노린 앤젤리나 졸리는 이번 아카데미 후보 명단에 들지 못했다.
연기상 부문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어둡게 그린 영화 ‘어프렌티스’의 두 핵심 배우가 남우주연상(서배스천 스탠)과 남우조연상(제러미 스트롱) 후보에 나란히 올라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영화에 참여한 사람들을 싸잡아 “인간 쓰레기”라고 지칭한 바 있다.
남우주연상 후보로는 ‘어프렌티스’의 스탠과 함께 ‘컴플리트 언노운’에서 밥 딜런을 연기한 청춘스타 티모테 샬라메와 ‘브루탈리스트’의 연기파 배우 에이드리언 브로디, ‘콘클라베’의 랠프 파인스 등이 경쟁한다. ‘위키드’에 출연한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는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라 ‘에밀리아 페레즈’의 조 샐다나, ‘콘클라베’의 이사벨라 로셀리니 등과 경합한다. 한국과 관련된 작품으로는 그림책 작가인 백희나의 ‘알사탕’을 원작으로 한 동명(영어 제목 ‘매직 캔디즈’)의 일본 애니메이션이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로 올라 수상에 도전한다.
한편 올해 제97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오는 3월2일 할리웃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유명 방송인 코넌 오브라이언이 진행을 맡았다. 이번 시상식은 LA에서 보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대형 산불과 수많은 피해자를 고려해 조촐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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