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 언론의 선구자 한국일보 미주본사가 오늘로 창간 56주년을 맞았다. 이민사회의 여명이었던 1969년 6월9일, 미주 한인 커뮤니티의 심장부인 LA에서 미국 최초의 한국어 신문으로 정통 언론의 싹을 틔운 본보는 반세기를 훌쩍 넘는 지난 56년의 세월 동안 한인 이민사회와 함께 호흡하고 고난과 시련을 같이 극복하며 성장을 이뤄왔다.
한국일보 미주본사의 56년 역사는 바로 미주 한인사회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지난 56년을 되돌아보면 미주 한인사회는 기회의 땅 미국에서 남다른 개척정신과 근면성, 헌신을 바탕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하기 위해 피와 땀을 흘리며 숨 가쁘게 달려온 세월이었다.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정론지로서 본보는 늘 오로지 한인사회를 위해 힘차게 달려왔음을 창간기념일을 맞으며 다시 한 번 되새긴다.
미주 한인사회는 본보가 첫 발을 내디딘 60년대 말에서 출발해 대규모 이민 물결이 본격화 된 70년대와 80년대를 거치며 성장과 번영의 토대를 닦았고, LA 폭동으로 상징되는 90년대의 시련과 도전을 넘어 새 천년의 기대와 희망을 안고 도약을 이룬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전국 방방곡곡에서 한인들이 디아스포라를 이루며 오늘날의 한인 커뮤니티를 굳건히 만들어냈다.
이같이 1세들이 피땀으로 이뤄놓은 한인 이민사회의 토대 위에 이제는 2·3세 차세대들이 도약의 결실을 이뤄가고 있다. 미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 한인 차세대들이 속속 진출,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특히 한인 이민사 최초로 연방상원의원까지 배출하며 한인 이민사회의 저력을 증명했다.
본보 창간 당시 1만여 명에 지나지 않던 미국내 한인 인구는 이제 미 전역에 200만 명을 훌쩍 뛰어 넘어 미국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자 모범적인 소수계로 곳곳에 뿌리내리고 있고, 양적인 성장 못지않게 사회경제적 위상도 크게 올라갔다. 또 모국 대한민국이 기술 강국이자 선진국 대열에 당당히 들어섰고 K-컬처가 글로벌 현상으로 확산되면서 문화적 영향력도 커져 미주 한인들도 우리가 더 이상 변방이 아니라는 자부심을 느끼게 됐다.
지난 56년 간 한인사회와 동고동락해온 한국일보는 늘 깨어있고, 늘 앞서가는 언론으로서 커뮤니티의 발전과 한인들의 권익 신장에 기여한다는 사명감으로 매일매일 정성을 다해 신문을 제작해왔다. 그 격변의 세월 동안 한국일보는 정확한 뉴스와 유익한 정보의 제공자로서뿐 아니라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고 커뮤니티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자 한인사회의 구석구석을 밝히는 등불로서 소임을 다해왔다.
미주 한인 이민사 123년의 새로운 이정표를 지나는 지금 우리는 급속한 사회 변화 속에 격동의 시대의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2기 행정부 출범 후 정책 변화가 미국 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충격파를 미치면서 한인들의 일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물가 속에 한인 가계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고, 한인타운 경제도 깊은 골을 지나고 있다.또 트럼프 2기 정부의 더욱 강경해진 이민 정책은 합법이민자들까지도 불안함을 느낄 정도로 이민자 커뮤니티를 뒤흔들고 있다.
지난 56년 간 미주 한인사회의 역사를 기록해온 본보는 이러한 도전의 시대에 커뮤니티의 등불이자 길잡이로서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해나갈 것을 다짐한다. 펜의 끝을 더욱 날카롭게 하고 한인 독자들에게 항상 정확하고 유익한 뉴스와 정보를 제공하는 언론의 사명과 임무를 더욱 충실히 해나가는 자세를 새롭게 다잡고자 한다. 한국일보 창립자 백상 장기영 선생이 강조한 ‘춘추필법, 불편부당, 정론직필’의 사시와 “연필을 뾰족하게 날카롭게 깎아서 기사를 쓰자. 붓끝에서 신경이 약동해야 한다”는 가르침은 우리에게 언론으로서의 사명과 초심을 늘 환기시키고 있다.
창간 56주년을 맞으며 미주 한국일보는 이같은 사명을 가슴에 품고 늘 한인들의 동반자로서 한인사회의 구석구석을 불 밝히면서 미래를 위해 더욱 힘차게 달려나갈 것임을 다짐한다. 늘 언론의 정도를 지키며 올곧게 진실을 보도하는 자세, 공정한 시각으로 바른 여론을 주도하고 역할을 다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한다는 원칙을 지켜갈 것이다. 한인 언론의 뿌리이자 기둥임을 잊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정론’으로서의 사명을 다해나가고자 한다.
뜻 깊은 창간기념일을 맞아 그동안 한결같은 애정과 성원을 보내준 독자들과 광고주들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매일 귀를 열고 독자들과 소통하면서 정도를 걷는 언론의 사명과 역할을 충실히 다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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