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나의 연중행사는 펜실베니아 랭커스터에 위치한 Sight & Sound Theatres의 성극 관람을 가는 일이다. 내가 살고 있는 뉴욕 퀸즈에서 네시간 정도 소요되는 먼 거리지만 가는 길목에 펼쳐진 펜실베니아 드넓은 평원의 목장과 농장을 바라보며 달리노라면 일상에서 벗어난 편안한 자유를 만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이번 공연의 주제는 창세기에 기록된 믿음의 조상인 노아( Noah) 이야기이다. 해마다 발전하는 미디어의 첨단 기술과 공연장 내의 300피트에 달하는 파노라마 무대의 웅장한 스케일과 연출은 구약시대의 위대한 서사이다. 무대가 바뀔 때마다 경이로움을 느낀다.
방주를 만드는 과정에서 세상 사람들의 조롱과 비웃음 그리고 가족간의 갈등 속에도 묵묵히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노아의 성실한 모습에서 진실된 믿음과 순종의 의미를 상고하며 나 스스로의 믿음도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된다.
극중에서 마침내 완성된 거대한 방주의 모습이 출현 되었을 때 실물을 접한 듯 가슴 떨리는 감동을 받으며 나 자신도 방주 안에 있는 듯 안도감을 느낀다. 또한 거대한 방주 안으로 선택 받은 생명의 동물 암수 한 쌍식이 무대 양 옆 관중석 통로를 통해 방주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은 실로 장관이었다.
그 광경은 시각적 효과를 넘어 하나님의 창조 세계와 말씀의 언약이 생생하게 보여지는 순간이었다. 드디어 방주의 문이 닫혀지고 시작된 소나기와 홍수가운데 방주 밖의 사람들이 부르짖으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온다. 그때 노아의 단호한 한마디가 나의 가슴에도 쿵 하고 울렸다 “Too Late”
안타까운 그 한마디는 우리 삶 가운데서도 얼마나 많이 되풀이 되었던가? 성극의 클라이맥스인 대홍수의 장면은 최첨단의 기술로 연출된 폭풍우와 거대한 파도가 실제 상황과 같이 느껴져 마치 나 자신도 실제 폭풍우 속 심판대의 선듯 두려움이 느껴졌다.
한편 방주를 통해 구원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무한 감사드린다. 방주 꼭대기의 좁은 창을 통해 방주 밖을 내다보며 비가 멈추길 기다리는 노아의 기다림은 또한 우리 삶 속에 바램의 기다림과 동일하리라.
마침내 비가 그치고 비둘기가 올리브 잎사귀를 물고 돌아오자 무지개가 떠오르는 장면에서는 언약의 약속을 확신하는 기쁨으로 객석의관중들도 소리 없는 환호와 눈물을 흘렸으리라. 영적인 성경의 말씀으로 진행된 출연진들의 연기와 무대장치로 어우러진 휼륭한 조화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나에게도 새로운 시작의 희망으로 기억되리라.
집으로 돌아 오는길에 허드슨 강줄기를 붉게 물들이는 노을 위로 피어오르는 무지개를 상상하며 펜실베니아의 특별한 하루를 마무리한다.
거대한 심판 속에 희망을 싣고 항해했던 노아의 방주! 어쩌면 우리도 험준한 망망대해에 자신만의 방주를 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또한 나의 방주는 과연 무엇을 싣고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지금도 뇌리에 맴도는 “Too Late” 이라는 노아의 외침! 나의 길지 않은 삶의 여정 또한 지난날의 회복과 최선을 다하는 여생(餘生)이 되기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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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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