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7일이었던가.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이 1973년 욤 키푸르 전쟁이후 최대인 1200여명의 인명피해를 입었던 게.
이스라엘 당국은 그 현장을 수습하면서 하마스 등 테러집단들이 쏘아올린 드론 잔해들을 수거했다. 조사결과 그 잔해에서 미국제 전자부품들이 발견됐다. 그리고 그 부품들은 중국회사들이 구입해 이란에 보낸 것으로 판명됐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이란은 중국 회사가 제공한 미국의 기술을 예멘의 후티 반군에게도 제공, 그 기술로 미국과 동맹국 선박을 공격한 것이다.
중동지역에서의 이 에피소드는 전 세계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파워 경쟁의 성격을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
전선이 따로 없다. 국내에서도, 또 해외에서도 간단없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 미-중 파워 경쟁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캠페인도 궁극의 타깃은 ‘중국과 그 악의 축’이다. 우익성향의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라틴 아메리카를 파고드는 중국과 그 악의 축 세력 저지가 그 목표인 것이다.
‘모든 것이 결국은 중국이다’-. 관세 전쟁이, 무역 전쟁이 그렇다. 중동, 우크라이나 전쟁도, 또 라틴 아메리카의 상황도, 그리고 남중국해, 대만해협 사태도 마찬가지다. 궁극의 대결상대는 CRINKs로 대변되는 중국과 그 악의 축이다.
‘문제는 미국이, 더 나가 자유민주주의 서방 세계가 맞고 있는 이 위기 상황에 대해 일반의 이해가 부족하다는 데 있다.’ 태블릿(Tablet)지의 지적이다.
오도된 글로벌리즘(globalism·세계화)이라고 할까, 타락한 글로벌리즘이라고 할까.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PC주의)’으로 대별되는 사조가 한 세대 이상 미국의 정치문화를 지배하면서 비롯된 현상으로 해외정책 수행에서 그 폐해가 상당히 크다는 게 이어지는 설명이다.
‘시장경제의 세례를 받으면 공산주의체제는 순화 된다’- 닉슨-키신저 이후 공화, 민주당을 막론, 워싱턴이 금과옥조처럼 믿어온 내러티브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40년이 지난 오늘날 상황은 정반대로 전개되고 있다. 레닌주의 독재체제 중국 부상의 현실을 목격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긴 세월동안 오도된 내러티브는 거대한 시행착오를 불러왔다. 그러나 중국과 그 악의 세력, CRINKs와의 대결이란 미국이 맞은 현 상황에 대해 일반인, 그 중에서도 특히 30대 이하 세대는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있다는 것이 태블릿지의 이어지는 설명이다.
이 정황에서 새삼 주목되고 있는 것이 있다. 베네수엘라 사태다.
해외정책수행, 다른 말로 하면 전 지구적 투쟁에 있어서 필수불가결 요소는 일반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담보해내는 것이다. 베네수엘라 사태는 바로 이 점에 있어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월 스트리트 저널의 월터 러셀 미드의 지적이다.
트럼프지지 세력의 기반을 이루고 있는 MAGA 유권 층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마약과 불법이민 범람사태다. 그 마약과 불법이민의 주공급원의 하나가 베네수엘라다. 극단의 고립주의자들조차 마약과 불법이민 범람사태를 저지하기 위한 서반구에서의 개입정책은 지지하고 있다.
이 베네수엘라가 또 그렇다. 마약과 불법이민의 원천지인 동시에 미국 대 중국과 그 악의 축 세력과의 전 지구적 대결의 한 주요 전쟁터이기도 하다.
러시아는 지난 10여 년간 베네수엘라에 수십 억 달러의 차관과 군사지원을 해왔다. 공을 들이기는 중국도 마찬가지다. 베네수엘라를 거점으로 라틴 아메리카 21개국에서 1600억 달러에 이르는 인프라 공사를 맡아 하는 등 맹활약(?)을 펼쳐왔다. 마두로 체제 후원자 역할을 하면서 베네수엘라를 거점으로 서반구에서 세력 확장을 꾀해온 것이다.
이 마두로 체제를 떠받치고 있는 또 다른 세력은 중남미의 사회주의-권위주의체제인 쿠바, 멕시코, 콜롬비아 등 이른바 볼리바리안 혁명세력들이다. 이 세력들이 미국을 대상으로 현재 전개하고 있는 것은 중국산 펜타닐을 주 무기로 한 비대칭전쟁으로 펜타닐 중독 사망자가 연 10만여 명에 이르는 등 그 피해는 날로 심화되고 있다.
마두로를 제거함으로써 마약과 불법이민문제를 상당부문 해소시킨다. 동시에 라틴 아메리카지역에서 중국과 그 악의 축 세력의 준동을 저지한다. 하나가 더 있다. 석유다. 세계 1위의 원유 매장량 국가인 베네수엘라를 팀 아메리카(Team America)로 끌어들여 에너지패권을 확립한다.
이를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목하 전개하고 있는 것이 중앙정보국(CIA)까지 합세한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 전단 등 미 전체 해군력의 20%를 카리브 해에 집결배치, D 데이를 기다리고 있다.
작전은 성공할 것인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두로 제거는 마약도 마약이지만 ‘서반구에서 중국과 그 악의 축 세력의 일패도지(一敗塗地)’를 의미한다. 더 나아가 한반도를 비롯한 이 CRINKs세력과의 대척전선 전반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수 있어서다. 그리고 작전의 성공은 미국의 승리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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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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