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근(무궁화상조회 회장)
금년 추석에도 고국에서는 2800만의 인구 이동이 있었다고 한다. 고향에서 보는 보름달이 더 그리워서도 아니고, 송편이나 햇과일이 특별히 다른 것도 아니련만 추석이 임박하면 온갖 생각이 고향으로 쏠리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서툴지만 한없이 사랑해 주시던 할아버지, 할머님의 산소가 있고, 어리광을 웃음으로 받아주시며 키워주시던 어버이의 사랑을 곱씹어 볼 수 있으며, 때로는 싸우기도 하고 서로 의지하던 형제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가 고향길을 재촉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
고국을 떠난 이민자들의 심정은 어떤가? 열차표의 매진이나 고속도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는 뉴스를 접해도 답답하거나 짜증스럽다는 생각보다는, 옛 추억을 더듬으며 고향의 산천이나 일가 친척들의 생각으로 고국이 그리워지며 그리운 사람들과 함께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오히려 아쉬움으로 남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롱아일랜드 코람에 위치한 동포전용인 무궁화 동산에 잠들어 있는 340여 영영들의 가족을 위해서 중앙장의사와 공동으로 추석 성묘단을 인솔하고 다녀왔다. 이곳에는 무궁화 상조회를 비롯해서 교회들과 단체들에 의하여 준비된 묘지가 5500여개에 이르는 우리들의 공원묘지로 워싱톤 메모리얼 파크내에 있다. 한인을 위한 단일 묘역으로는 제일 넓고 유일한 곳일 것이다.
미국 땅이 아무리 넓고 좋다고 하더라도 마지막 자신이 뭍히고 싶은 곳은 고향 땅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세계가 한 지붕아래 있으며, 내가 사는 곳이 나의 고향이며 우리들의 땅이다. 또한 미국의 묘지는 한 번 자리를 잡으면 개인 소유가 아니라 국가에서 책임지고 관리하는 곳이다. 때문에 사후 관리에 대한 염려는 필요 없고, 관리비도 없으며 인류 역사가 끝나는 날까지 보살펴준다.
나와 후손들이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2세, 3세가 뒤를 잇는다면 여기에 묻히는 것이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고국에 모신 부모님의 유해를 이곳으로 옮겨올 수 있는 형편이라면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그러면 추석 성묘는 기다려지는 뜻깊은 명절이 될 것이다.
고향에 선산이 있다면 이곳에는 가족묘원이 있다. 우리가 이 땅에 선산을 마련할 여건은 허락지 않지만 2대, 3대가 사용할 수 있는 가족묘지를 마련하고 우리 명절인 한가위에 후손들과 함께 가족묘지를 찾아 성묘함으로써 효사상을 심어준다면 비록 이민 1세들에 의하여 이루지 못한 교육의 장을 후손들이 기필코 이루리라 확신한다. 그 이유는 효사상은 우리 민족 문화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추석맞이 행사가 이곳 뉴욕에서 열린다. 단지 행사로 마치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후세들과 미국인들에게 우리의 문화와 전통을 가르치는 좋은 기회로 되어지기를 바란다. 우리는 훌륭한 문화민족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하며 자긍심을 확인하는 축제의 장이 되어지기를 바란다. 공원에서 우리의 민속놀이의 한마당과 맨하탄 한복판 거리에 우리의 가락과 흥을 맘껏 돋구어보자.
또한 올해 추수 감사절에는 가족이 아니더라도 이웃과 더불어, 소외된 분들과 함께 자리를 마련하자. 그리고 일년을 뒤돌아보면서 감사하며 사랑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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