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지지자들, “당연한 귀결, 지역화합의 적임자”
이회창 후원자들, "실망…새 시대 열어주도록 기대”
본보 철야 개표상황 릴레이…문의자 대부분‘이 지지’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 여당인 민주당의 노무현 후보가 박빙의 승부 끝에 당선이 확정된 후 서북미 지역 한인들은 대체로‘의외’또는‘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에서 투·개표가 진행된 18일 밤~19일 새벽(서북미 시간) 본보에 전화문의를 해온 한인들은 대부분 야당인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점쳤으나 막상 노 후보가 승리하자 믿을 수 없다며 “역시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입을 모았다.
노무현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서북미 지역에서 가장 흥분한 그룹들은 호남향우회 및 인권문제 연구소 등 민주당 지지자들이었다.
남이우 워싱턴주 노무현 후보 후원회장은 20일 새벽 본보와의 통화에서“정몽준 후보의 지지철회 발표를 듣는 순간, 절망에 빠졌었으나 역시 국민 대다수가 젊고 양심 바른 대통령을 원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정주 호남향우회장도 노후보의 당선은 당연한 귀결이라며“옛날과는 달리 한국 국민들이 흑색선전에 현혹되지 않았으며 나라가 살려면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노 후보 후원회원들은 노 대통령 당선자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남북간 화해정책을 잘 펼 수 있으며 누구보다 지역적 화합을 잘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노 후보 후원회는 작년부터 조성된 워싱턴주 이회창 후원회(회장 이영조)와는 달리 조용하게 후원운동을 해왔다.
남이우, 이정주, 이종행, 이문재, 김양곤, 유병열, 이현석, 김태호씨 등 후원회원들은 대선 2주전에야 신문광고를 통해 후원회 존재를 알렸다.
이회창 후원회를 이끈 이영조 전 시애틀 한인회장은“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조국을 잘 이끌어 주기만 하면 된다”고 짤막하게 코멘트 했다.
한편, 밤샘 대선 소식을 전해준 본보에 전화를 걸어온 대부분 한인들은 개표 초반 이 후보가 4% 포인트 이상 앞서나간다는 소식을 듣고 안도하다가 전세가 역전되자 촉각을 곤두세웠다.
페더럴웨이의 김모씨(60)는“DJ가 미는 노무현보다는 검증된 이 후보가 더 미덥다”며 이 후보를 지지했으나 낙선이 확실시된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낙담했다.
트라이시티의 임 모씨(41)씨는“5공 청문회 때부터 (노 후보를) 지켜봤다. 외세에 자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며“남북관계가 더욱 매끄러워지고 통일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며 노 후보 당선을 반겼다.
본보에 전화로 대선 결과를 문의한 연령층이 대부분 50~60대의 보수층이어서 서북미 여론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나 대선 전 서북미 여론 동향은 적극적 이 후보지지 대 소극적 노 후보 지지로 갈린 것으로 파악됐다.
임 모씨도 교회 등에서 대선 얘기를 해봐도 이 후보 지지자들이 더 많았다고 밝혔으며 린우드의 오 모씨(45)와 벨뷰의 익명의 한인(56)도 지지 후보가 대부분 이회창으로 기울었다고 말했다.
서북미 한인들의 대선 후보지지 성향 중 특기 할만 한 것은 특정후보가 좋아서 지지했다기보다 상대후보가 싫어 반대편을 지지했다는 점이다.
페더럴웨이의 이 모씨(52)는“솔직히 누가 당선돼도 상관없지만 노 후보가 싫어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반면 쇼어라인의 익명의 한인(48)은“아들을 군대에 보내지 않은 이 후보가 싫어 노 후보가 내심 좋았다”고 말했다.
보수적 성향의 서북미에서 한동안‘이회창 대세론’이 탄력을 받으며 이 후보 당선을 기정사실화 했다가 막상 노 후보가 당선되자 적잖은 충격파가 일고 있는 실정이다.
<김현숙·정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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