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FX 캐이블 방송에서 방영되는 TV 경찰드라마 ‘더 쉴드’(The Shield)는 최근 골든글로브 최우수 TV 드라마상을 차지하는 등 비평가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램파트 경찰서 스캔들을 토대로 선악이 모호한 경찰관들의 활약상을 그린 ‘더 쉴드’를 보면서 아쉬웠던 점은 여러 에피소드에 걸쳐 다뤄진 한인타운의 모습이다.
한 에피소드는 한인 미성년자 매춘조직을 주요 줄거리로 다뤘고 또 다른 에피소드에서는 친척집을 강탈하는 한인 청소년들의 범죄가 묘사됐다. 이 에피소드에서 한인 피해자는 위로하는 흑인 형사의 손을 떨치는 인종차별주의자로 묘사됐다. ‘더 쉴드’에서 나타난 코리아타운의 모습은 한마디로 별천지 우범소굴이었다.
‘더 쉴드’ 외에도 근래 한인타운이나 한국이 미국 TV, 영화 등 미국 대중문화에 자주 등장하는 현상이 눈에 띈다. 지난해 동계올림픽의 김동성 금메달 사건을 계기로 TV 코미디언 제이 리노가 한인들의 비위에 거슬리는 조크를 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폭스 TV 드라마 ‘24’의 경우, 한국 정보원들이 북한 공작원을 잔혹하게 고문하는 장면으로 올시즌을 개막했다.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TV 코미디 ‘사인펠드’(Seinfeld)의 경우, 뉴욕 한인 미용사들이 여자 주인공이 못 알아듣게 한국어로 흉보는 장면이 많은 미국인 팬들의 기억에 남아 있다.
올해초 개봉한 영화 ‘제25시’는 이전에도 한흑 갈등을 다룬 바 있는 저명한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의 작품으로 주인공이 한인 상인들을 헐뜯는 장면이 나온다. 할리웃이 아랍인들을 악마로 만든다는 아랍 커뮤니티의 우려가 남의 일만은 아닌 것이다.
지난 70년 한국전을 다룬 인기 TV쇼 ‘매쉬’(MASH)가 방영된 이후 TV와 영화는 미국인들에게 한국과 한국인의 이미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매체가 아닌가 싶다. 미국 대중문화를 주름잡는 LA와 뉴욕의 중심에 한인타운이 버젓이 자리잡았다는 점 하나로도 한인타운을 접하는 할리웃 프로듀서, 작가들과 배우들의 경험을 통해 한인타운이 대중문화에 자주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코미디언 제리 사인펠드는 뉴욕 한인 델리에서 음식에 대해 농담을 하면서 TV쇼 ‘사인펠드’를 착상했다고 인터뷰에서 말한 바 있다.
특히 북핵 위기를 계기로 최신 007영화 외에도 한국과 한인을 소재로 한 영화 및 TV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생각된다. 더욱이 그리스 이민커뮤니티를 소재로 다룬 할리웃 코미디 영화 ‘마이 팻 그릭 웨딩’이 예상 외의 흥행을 거둬 최근 TV 코미디쇼로 등장한데 이어 인도 커뮤니티를 소재로 다룬 할리웃 영화 2편이 개봉을 앞두는 등 현재 할리웃은 이민 커뮤니티에 관심이 고조된 분위기다.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한인 커뮤니티도 북핵문제를 계기로 한국인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이 고조를 이룬 시점에서 매스컴에 나타나는 한국인의 이미지를 한인 스스로 형성할 수 있는 한인단체들의 체계적인 노력이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 정 아<국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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