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구조 위기’ 한인은행 이대로 좋은가
이사·이사회 변해야 한다 - 바람직한 이사회상
신진 발굴 통한 체계적 교육 시급
내부경영보다 ‘큰그림’ 집중해야
최근 은행권의 잇단 행장 교체 및 사임 사태에서 나타난 한인 은행들의 경영 구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선 이사회부터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다.
우선 이사회 전체적으로도 은행 이사회가 가져야 할 본연의 임무와 자세를 지키는 분위기를 확립해야 하고 이사들 개개인도 스스로 자질 향상을 위한 뼈를 깎는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은행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경영과 관리·감독의 확실한 분리 ▲새로운 유능한 이사 재목 발굴을 통한 체질 개선 ▲한인 은행 실정에 맞는 전문 이사제 정착 ▲이사들의 자질 향상 위한 체계적 교육 실시 등이 시급하다는 게 은행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인 은행 이사회는 우선 은행 운영에 있어 이사로서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된 일을 구분하지 못하는 근시안적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내부 경영은 전문 경영인인 행장에게 맡기고 이사회는 중장기 계획 수립과 은행 경영의 포괄적 감독 등 큰 그림 그리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은행 간부는 “주류 은행들에서는 이사진이 큰 그림을 그리지 은행 경영에 시시콜콜 간섭하는 예는 거의 드물다”며 “일부 한인 은행에서처럼 몇 천 달러 지출 결정까지 이사들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면 행장과 경영진들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고 말했다.
또 주주 이사들의 경우 ‘내 은행인데 내 맘대로 못하느냐’는 식의 ‘잘못된 주인의식’과 권위주의에서 벗어나 경영진을 신뢰하고 건전한 비판과 견제를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사회의 구성에서도 지분을 많이 가졌다고 해서 ‘한번 이사는 평생 이사’라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참신하고 유능한 전문 이사들을 수혈해 체질을 바꾸는 것이 장기적인 은행 발전을 위해 바람직할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이사들의 자질 향상과 전문성 제고도 과제다. 한인 은행 이사들이 더 이상 이사 명함이나 내밀기 위한 ‘무늬만’ 이사에 머물지 말고 은행 운영의 전문 지식과 각종 규정 등을 잘 알아야 하며 이를 위한 체계적 교육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 경영의 전문적 분야를 이야기할 때는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가 특정 대출 신청자 이야기를 하면 ‘그 사람 내가 잘 아는데 괜찮다’는 식의 말이나 던지는 이사들을 보면 도대체 은행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며 “주주 이사들도 은행 경영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경영진과 토론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간부는 “한인 은행들이 성장해 주류 은행들과의 경쟁을 모색하는 현 시점에서 이사회가 성숙해지지 못하면 은행 발전에 오히려 걸림돌밖에 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각성해야 한다”며 “이사들이 각자의 고집과 독선을 접고 은행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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