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위 계기 주변 한인노인들 챙겨봐야
▶ 긴급진단 <2> - 노약자 비상
지난 12월 캘리포니아에서 북텍사스로 이사온 회사원 김모씨는 이사 첫날밤을 아이들과 암흑속에서 추위에 떨며 지내야 했다. TXU가 전기를 끊어버렸기 때문이다.
김씨는 전기를 끊은 이유가 렌트한 집의 전 거주자가 전달 전기료를 안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고 인수인계를 깔끔하게 처리못한 부동산 에이전트를 책망했다. 하지만 정작 화가 치민 것은 집안에 사람이 있는 줄을 알면서도 그 추위에 전기를 끊어버린 전기회사의 ‘횡포’였다.
김씨는 이 같은 상황이 연일 100도를 넘는 요즘 상황에서 일어나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해본다. 결과는 끔찍하다.
특히 찜통더위는 노약자에게는 더욱 치명적이다.
사실 텍사스에서는 인정사정 없는 일부 전기회사들이 요금이 체납되는 즉시 전기공급을 끊어버리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이 같은 몰인정한 관행에 제동이 걸릴 지도 모른다. 달라스 모닝뉴스에 따르면 실베스터 터너 주의원(민주.휴스턴)과 일부 노약자와 빈곤층 옹호세력은 전기회사들이 올 여름동안 전기료를 체납하더라도 노년층에 대해 단전조치를 취하지 못하도록 20일 텍사스 공공유틸리티 위원회(PUC)에 요구했다.
현재 터너의원을 필두로 26명의 주의원들이 이 같은 요구에 동참하고 있다. 이들은 전기회사들이 1999년에 제정된 ‘디레귤레이션 법안’에 따라 몇년 동안 ‘짭짭할게’ 재미를 봤기 때문에 노인 세대주들의 ‘지불유예’ 정도는 감당할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전기회사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다. 특히 텍사스 전기회사협회(AECT)는 수혜대상이 되는 노년층의 나이와 빈곤정도를 구분하는 기준이 애매모호하다는 이유로 ‘지불유예’ 아이디어에 반대하고 있어 쉽사리 결론이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같은 움직임과 관련, 달라스 노인회는 대부분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인노인들과는 조금 동떨어진 얘기라며 아직까지 더위와 관련해 피해를 입은 한인노인들의 소식은 전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320 세대 중 40% 가량이 한인노인층인 로얄레인의 한 아파트를 찾아가 봤다.
이 아파트의 매니저 로시오씨는 더운 날씨이지만 한인 노인 세입자들 모두 잘 지내고 있다며 에어컨이 고장났다는 신고가 들어오면 즉각 수리공을 보내는 등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로시오씨는 아파트 단지 전체의 전기가 나갈 경우에 대비, 노인들을 위해 준비된 긴급 비상대책은 아직 생각치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 한인사회 일각에서는 연일 계속되는 ‘살인더위’에 시달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주변 저소득 혼자사는 한인노인들을 챙겨봐야 한다는 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영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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