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팀의 에이스인 타이거 우즈가 연습라운드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탐 레이먼 미 대표팀 감독.
‘TEAM’에는
‘I’가 없다
미 캡틴 레이먼
‘언더독’자처
미국과 유럽의 골프대항전인 라이더컵이 이번 주말 아일랜드 K클럽에서 펼쳐지는 가운데 타이거 우즈, 짐 퓨릭, 필 미켈슨 등 세계골프 수퍼스타들로 중무장한 미국대표팀이 스스로 ‘언더독(Underdog-약자)’을 자처하고 나섰다. 미 대표팀 캡틴인 탐 레이먼은 18일 아일랜드 더블린에 도착하자마자 가진 인터뷰에서 ‘언더독은 미국’이라고 선언(?)했다. 레이먼은 “우리팀은 매우 강하다. 하지만 (이 대회에 첫 출전하는) 루키가 4명이나 된다. 이들이 어떻게 해줄지는 장담할 수 없다”면서 “유럽이 약간 우세하다고 봐야 한다”고 조심스런 자세를 보였다.
필적할 라이벌이 없는 골프황제 우즈와 현 세계랭킹 2위 퓨릭, 매스터스 챔피언 미켈슨 등 최고 수퍼스타들이 수두룩하게 포진한 팀이 ‘언더독’이라니 레이먼의 엄살이 세계 정상급 같지만 실상을 살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그것이 바로 미국팀의 고민이다.
유럽은 지난 2번의 라이더컵에서 미국을 누르고 우승컵을 가져갔다. 당시 유럽에 우승컵을 내준 미국팀들도 우즈, 미켈슨 등 수퍼스타들로 짜여진 팀들이었다. 멤버들의 면모를 보면 미국이 백전백승을 해야 당연한 것 같지만 이미 지난 2년간 그런 생각을 갖고 나갔다가 한 수 아래 팀으로 여겼던 유럽에 무릎을 꿇었던 미국으로선 ‘도전자’의 자세로 임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특히 라이더컵 통산전적에선 25승10패로 절대 우위를 지키고 있지만 1985년 이후 마지막 10개 대회에서 3승7패로 절대 열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요소다.
이처럼 유럽이 스타파워에서 앞서는 미국을 상대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은 라이더컵이 개인전이 아닌 팀 매치라는 점에 기인한다. 포볼(베스트볼)과 포섬(얼터네잇샷), 그리고 싱글 매치플레이로 짜여진 이 대회에서 미국은 유럽의 팀웍에 막혀 번번이 고배를 마셔오고 있다. PGA투어보다 상금규모는 작아도 선수들끼리 가족같은 유대감이 형성된 유럽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이 팀웍 면에서 좀 더 효율적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상대적으로 미국선수들은 개인성향이 강한데다 특히 팀의 투톱이라고 할 수 있는 우즈와 미켈슨이 평소에 서로 말 한마디 다정하게 나누지 않는 냉랭한 관계여서 전체적으로 조직력에서 유럽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하지만 덕장으로 평가받는 미국팀 캡틴 레이먼은 이런 불리한 요소를 제거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팀원들간의 단합을 위해 지난달말 모두 선수들을 데리고 대회장인 아일랜드 K클럽에 사전답사 훈련을 다녀왔고 이번 대회에는 팀 전속요리사까지 대동하는 등 일체감을 심어주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계속 쓴맛을 본 미 선수들도 레이먼 감독의 뜻을 이해하고 그 어느 대회보다 적극적인 협조의 자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유럽의 홈코스에서 벌어지는데다 유럽팀이 최근 암으로 아내를 먼저 저 세상에 보낸 대런 클락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있어 미국에게 다시 한 번 힘겨운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퍼스타들이 모였지만 조직력은 모래알같은 미국이 ‘덕장’ 레이먼 감독 밑에서 어떻게 탈바꿈될지 주목되는 대회다. 경기는 오는 22일부터 시작돼 3일동안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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