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코스에서 누구나 두려워하던 ‘호랑이’는 없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주말골퍼 같은 ‘평민’의 모습으로 전락한 모습을 본 것은 충격이었다.
8일 막을 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커리어 최악인 18오버파 298타를 치며 대회를 마친 80명 가운데 꼴찌에서 2등인 공동 78위를 한 우즈는 그럼에도 불구, 9일 발표된 이번 주 세계랭킹에서 여전히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지금 그의 플레이에서 세계 1위 선수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를 추격하는 2인자 필 미켈슨이 그로부터 1위 자리를 빼앗을 찬스를 번번이 살리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바람에 아직도 1위 랭킹은 갖고 있으나 지금 그의 상태는 세계 100위급 선수보다 못하면 못했지 결코 낫다고 할 수 없다. 뭔가 기적 같은 반전이 없는 한 이번 주 벌어지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에서도 우승도전은커녕 컷 통과가 버거워 보일 정도다. 예전 같으면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이다.
지난해 말 터진 최악의 불륜 스캔들로 곤욕을 치른 뒤 4월 매스터스부터 투어에 복귀한 우즈는 복귀전인 매스터스에서 공동 4위에 오른 뒤 6월 US오픈에서 역시 공동 4위를 차지해 녹은 슬었을망정 기본실력은 그대로 남아있는 듯 했다. 하지만 복귀 2차전인 웰스파고챔피언십에서 9오버파로 컷오프돼 불안한 모습을 노출한 우즈는 US오픈 이후 잇달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데 이어 지난주엔 아예 완전히 망가진 듯한 모습을 보여 충격을 안겨줬다.
특히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이 그가 9번 출전해 7번이나 우승을 휩쓸었던 우승텃밭이었다는 점에서 충격은 더 컸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은 물론 기술적으로도 아마추어급 미스샷을 연발하는 모습을 보여 부진이 일시적인 슬럼프로 인한 것이 아님을 드러냈다.
이제 관심사는 과연 언제 우즈가 본래 그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인데 이는 우즈 본인조차도 알 수 없는 질문이다. 더욱이 그가 황제로선 위신을 되찾는데 필요한 출전기회조차 올해는 얼마남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PGA투어의 페덱스컵 플레이오프까지 단 2개 대회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우즈는 현재 페덱스컵 포인트랭킹 119위에 처져있어 자칫하면 상위 125위까지 나가는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에도 못나갈 위기를 맞고 있다. 세계 1위라는 선수가 125명이 나서는 플레이오프에도 못 나갈지 모른다는 사실은 정말 믿겨지지 않는 현실이다.
10월초에 벌어지는 라이더컵도 현재로선 출전 가능성이 희박하다. 미국팀 캡틴 코리 페이븐이 와일드카드로 그를 뽑을 순 있겠지만 지금으로선 기대하기 힘들다.
우즈는 12일 막을 올리는 PGA챔피언십에서 지난해 마지막 라운드에서 그로부터 우승트로피를 빼앗아간 양용은과 한 조로 첫 2라운드를 치른다. 지금 날개없이 추락하고 있는 그가 과연 반전의 계기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김동우 기자>
최근 타이거 우즈의 모습은 숲속에서 길을 잃고 갈 곳을 찾아 헤매는 것 같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