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옥<목사)
아주 오래전 서울의 명동성당 내 성모병원 정신과에는 산하에 자살예방센터가 있었다. 그 당시에도 보면 자살 등 문제가 많았었다. 최근 뉴욕, 뉴저지 지역에 자살방지를 위한 영육구원의 ‘미동부 생명의 전화(Life Line Services)’가 교육 등 준비를 끝내고 전화상담을 시작하였다. 모두가 기뻐하고 즐거워 하는 가을이 올 때 마다 인간의 정신건강을 다루는 전문가들은 마음이 편치 못하다. 정신병동에는 입원환자가 늘어나고, 신문지상에 스스로 자신의 생명을 끊는 사람들에 대한 기사가 실리기 때문이다.
11월의 추수감사절, 12월 성탄절과 예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강절, 성탄전야 예배, 촛불 예배, 송구영신 등 가을부터 시작해서 4월 봄에 부활절로 끝나는 이 시기는 의외로 소외된 채 홀로 외로운 사람들이 많다. 우울증으로 아무도 만나지 않고 홀로 있거나, 정신질환 혹은 다른 질병으로 인해서 입원해 있는 환자들이다. 이 시즌은 연중 정신병동에 입원하는 환자들이 가장 많은 때다. 필자가 기억하는 그 시기는 정말로 환자들이 병원에 많이 입원했었다.
남들이 기뻐하는 때에 슬픔에 잠기고,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고, 죽으려는 생각으로 죽기를 계획하고 실천에 옮기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매우 슬프다. 자살은 기도해도 안 되고 또 실행에 옮겨도 안되는 가장 위험한 방법이다. 생명은 경건한 것이고 함부로 내던져 버릴 하찮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신체의 질병으로 생명이 경각에 달렸다고 해도 생명은 최후순간까지 살리도록 노력하고 살려야 한다.
그래서 의학이 계속 연구, 발달되고 있는 것이다. 의학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새 약물과 치료 방법들이 개발되기 때문에 자신의 생명을 의도적으로 희생시키는 것은 생명을 경시하는 아주 나쁜 방법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생명은 함부로 다루어서는 안된다. 비록 나의 것, 나의 생명이라고 할지라도. 그런데 신이 내린 이 거룩하고 귀한 생명을 스스로 끊으려고 생각하거나,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생명의 전화’가 전화를 받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저녁부터 새벽까지 전화가 가동된다는 것이다. 죽기로 작정한 사람들이 마지막 순간에 한 가닥 희망을 안고 전화를 통해 상담자들과 대화를 했다는 사실이 고맙고 감격스럽다. 한 생명이 사라질 지도 모르는데 그 생명이 죽기를 잠시 멈추고 상담하는 동안 자살을 포기했다면, 혹은 죽지 않을 어떤 한가닥 희망을 발견하는 계기가 됐다면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생명은 무슨 일이 있어도 존중되어야 하며 나의 것이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다루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자살 직전의 사람들로부터 상담자들이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면 그것은 복된 일이다. 그의 말 한 마디로 인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죽음을 앞두었던 어떤 환자가 전화로 인해 생명의 귀중함을 찾고 치료를 하려고 한다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생명의 전화를 통하여 많은 고귀한 목숨이 지켜질 수 있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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