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획시리즈-한인은행 ‘스타 지점’
▶ <3> 윌셔은행 헌팅턴팍 지점
미 전역에 24개 지점을 갖고 있는 윌셔은행(행장 유재환)은 자산과 예금고(2010년 12월 현재)에서 미주 한인 최대 은행이다. 그 중에서도 헌팅턴팍 지점은 가장 특색 있는 지점이다. ‘라티노의 명동’으로 불리는 헌팅턴팍에 위치한 유일한 한인은행일 뿐 아니라 고객의 95%가 라티노다. 나머지 5%도 아르메니안, 레바논, 방글라데시 등으로 다양해 한인 비율이 최저 수준이다. 지점장을 제외한 10명 직원도 한인 5명, 라티노 5명으로 황금비율을 갖추고 있다.
윌셔은행 헌팅턴팍 지점의 지나 민 지점장과 유재환 행장(앞줄 왼쪽 세 번째부터) 및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유 행장은 인터뷰가 진행된 지난 22일 이 지점을 깜짝 방문했다. (박상혁 기자)
고객 95% 히스패닉 한인 극소수
대부분 소액구좌 불구 수익 높아
윌셔은행이 이곳에 지점을 갖게 된 건 사연이 있다. 윌셔은행이 현 헌팅턴팍 지점이 입점한 건물에 대해 대출을 해 준 게 그만 부실이 되고 만 것. 그래서 은행이 결정한 게 아예 지점을 내기로 했다.
1999년 9월 개점한 헌팅턴팍 지점은 1년쯤 지난 2000년 11월 지나 민 지점장이 2대 지점장으로 부임하면서 성장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부임 당시 예금고와 대출 실적인 각각 500만달러에 불과했던 헌팅턴팍 지점은 현재 예금고와 대출 실적이 2,700만달러와 4,300만달러로 늘어났고 해마다 100만달러가량의 순익을 창출해 내고 있다. 부실대출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 셈이다. 유재환 행장은 “많은 지점을 방문해 봤지만 가장 ‘유닉’하다”며 “비슷한 규모의 지점보다 수익률이 3배 정도 높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헌팅턴팍이 이처럼 수익을 창출해 내며 지역사회에 굳건히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것은 민 지점장의 열정과 탁월한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민 지점장은 부임과 동시에 핵심 상권인 퍼시픽 블러버드를 돌아다니며 지점 홍보에 나섰다. 이 때 뿌린 명함이 1,000장이 족히 넘는다. 구두 굽도 1년 동안 3번이나 갈아 끼웠다.
이런 노력들이 예금으로 이어졌고 지금은 헌팅턴팍에서 가장 깊이 뿌린 내린 지역으로 성장했다. 민 지점장은 “지난 10년 동안 25년 역사의 커뮤니티 뱅크와 웰스파고, 방코 파풀러 등 3개 지점이 문을 닫고 나가는 것을 목격했다”며 그간의 힘겨웠던 과정을 설명했다.
이밖에도 헌팅턴팍 지점의 자랑거리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개점 이래 이직한 사람이 없다.
지점의 ‘어머니’격인 구스타보 가르시아 오퍼레이션 매니저는 실마에서 매일 출퇴근을 하고 있고 개점 당시 18세에 입사해 두 아이의 아빠가 된 데이빗 캄포스는 레익 엘시노 집에서 가까운 랜초쿠카몽가 지점으로 발령을 내주겠다고 해도 헌팅턴팍에 남겠다고 자원했다. 이 지점에는 또 ‘큰 손’ 고객이 없다. 지역 주민의 대부분이 리커스토어나 체크 캐싱업소 등 소규모 자영업자다.
또 고객들의 잔고는 대부분이 20~30달러에 불과하다. 민 지점장은 이들은 ‘개미군단’이라 표현했다.
부실 대출이 한 번도 없었다는 것도 자랑거리다. 부실대출의 위기가 올 때마다 지점장이 고객을 직접 만나 해결책을 모색했다. 민 지점장은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가장 알찬 지점으로 성장했다”며 “어떤 은행이 진출해도 경쟁에 자신 있다”고 말했다.
(323)583-2345
울면서 부임했지만 가족처럼 편안해요
지나 민 지점장
“부임할 때는 죽으러 가는 심정이었죠.”
지나 민 윌셔은행 헌팅턴팍 지점장(사진)은 지난 2000년 11월 지점장으로 부임할 때 “죽으러 가는 심정으로 울면서 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임시’라는 말을 믿고 지점장 발령은 수락했지만 지점 도착 때까지도 핸들을 돌려 그만 두고 싶었다는 것. “중고 가전제품 판매점은 본 적 있지만 중고타이어 판매점을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민 지점장은 그러나 지점에 도착해 보니 한번 해 보자는 오기가 생겼다고 했다. 그녀는 “부임 일성으로 ‘나는 군인이다’고 선포했다”며 “손님들의 돈을 취급하기 때문에 단 1전의 오차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정신으로 지점을 운영했다”고 말했다.
민 지점장은 지난 1985년 시큐리티 뱅크부터 시작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윌셔/아드모어 지점장을 거쳤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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