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급증불구 중요성 이해 부족
구성원 다른 커뮤니티도 걸림돌
가정·교육·건강문제 혜택 못 받아
#1
방문교수로 샌디에고 온 O모 교수는 10학년 된 아들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집에 오면 말도 안 하고 늦은 밤 방문을 열면 담배냄새 같은 것이 나서 처음에는 한창 사춘기 나이인데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아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만 생각했다.
그런데 학교에서 연락이 와 상담을 해보니 문제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한인 소셜워커를 백방으로 찾아보았지만 허사였다.
#2
샌디에고 지역에서 서비스업을 하고 있는 C모씨는 얼마 전 갑상선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보험이 없어 메디칼 도움을 받기 위해 한인 소셜워커를 찾았다. 그러나 자신을 도와줄 한인 소셜워커가 없음을 알고 막막하던 차에 아는 지인의 도움으로 결국 LA에 있는 전문가를 찾아가 치료를 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샌디에고 지역에 소셜워커로 근무하거나 봉사하고 있는 한인이 없어 많은 지역 한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셜워커는 한인 이민자들의 건강하고 안정된 삶을 영위하는데 뿐 아니라 각 분야에서 그 권익을 찾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로 샌디에고의 경우 날로 늘어나는 한인 규모로 볼 때 지역사회에서 소셜워커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인 커뮤니티는 소셜워커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소셜워커가 일할 수 있는 기반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 같은 이유에 대해 폐쇄적인 지역 특성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토요발달장애우학교(Hand in Hand)를 운영하고 있는 김병대씨는 “샌디에고 한인 지역사회는 한인 수가 그리 많지 않아 서로가 서로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또한 커뮤니티 구성원들 간 차이가 분명하게 구분되어 있다”면서 “이런 커뮤니티는 화합보다는 각각의 다른 커뮤니티가 서로 다른 영역에서 생활하는 특징이 있다”며 “이 같은 기반에서 소셜워커가 활동하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콘보이 한인타운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H모씨도 같은 입장이다. “샌디에고 한인사회는 크게 주재원과 지·상사 직원들로 구성된 커뮤니티와 교수 및 연구원 등으로 이루어진 커뮤니티, 그리고 유학생과 이곳에서 정착해 살고 있는 한인들로 된 커뮤니티로 각각 이루어져 있다”면서 “결국 각기 다른 커뮤니티에 속해 있는 각각의 그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따라서 소셜워커가 개입할 만한 여지가 그리 많지 않다”고 밝혔다.
정확한 통계는 나와 있지 않지만 샌디에고 지역 한인사회도 가정불화, 자녀 교육, 건강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인들이 상당수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도와줄 수 있는 소셜워커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많은 수의 한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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