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 대상으로 손자 가장해 송금 요구 사기 극성
벨뷰 80대, 교통사고 냈다는 전화에 9만달러 보내
벨뷰의 83세 할아버지가 지난주 황급한 전화를 받았다. 자기가 손자 ‘라이언’이라고 밝힌 이 청년은 “할아버지, 조지아주에서 열린 결혼식에 참석하러 왔다가 음주운전사고를 내서 감옥에 있는데 보석금으로 4,300달러가 필요하니 송금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엄마, 아빠가 걱정을 하니까 절대로 비밀로 해주면 내가 알아서 처리하고 돌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전화상으로 사고 이야기를 들은 할아버지는 손자를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에 주저없이 은행 예금계좌에서 4,300달러 송금했다.
다음날 손자의 변호사라는 사람이 다시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보석으로 석방시키기 위한 경비가 필요하다”며 돈을 더 요구했고, 이어 다음날에는 “손자의 교통사고로 다친 여성이 쌍둥이를 유산해서 합의금으로 50만 달러를 줘야 한다”고 겁줬다. 할아버지가 “합의금액이 너무 많은 것 같다”고 말하자 이 남성은 “그러면 손자라도 우선 감옥에서 빼낼테니 7만7,500달러를 보내달라”고 말해 이를 송금 받았다.
하지만 지난 13일 진짜 손자인 라이언이 할아버지에게 안부전화를 하면서 모두 사기였던 것으로 들통났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이들 전화가 텍사스주와 캘리포니아에서 걸려왔으며 송금된 돈의 일부가 카지노에서 사용된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 지역 경찰과 범인 검거를 위해 공조 수사에 나섰다.
워싱턴주 법무부와 미국은퇴자협회(AARP)는 18일 손자를 사칭한 노인 상대 금융사기가 빈발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처럼 손자를 가장한 노인 상대 사기가 극성을 부리는 것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개인 신상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관계 당국은 설명했다. 범인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름, 가족 관계 등을 모두 파악하고, 목소리 등에 대한 분별력이 떨어지는 80대 이상의 여유 있는 노인을 표적으로 전화를 걸어 범행을 시도한다. “엄마 아빠에게는 절대로 이야기하지 말아달라”는 당부와 함께 첫 번째 사기가 성공하면 연달아 전화를 걸어 더욱 곤경에 빠진 것처럼 이야기를 꾸며 간절하게 돈을 요구한다고 수사 당국은 설명했다.
수사 당국은 “손자를 가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다른 사람이 감옥이나 병원에 있는 손자를 대신해 전화하는 것처럼 시작한다”며 “이럴 경우 손자 이름을 말하지 말고, 어느 손자냐고 되물으면 대개 전화를 끊어버린다”고 설명했다.
특히 손자가 어려움에 처해 도와주고 싶더라도 손자의 소재를 직접 확인한 뒤 돈을 송금하는 것이 사기를 당하지 않는 방법이라고 당국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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