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태(시인)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는 한국이다. 중국의 진시황제가 인정한 한반도의 아름다움, 아름답다는 스위스, 이태리의 토스카니, 중국의 장가계나 그 외 여러 곳이 아름답다고 떠들어대며 과대선전을 하면서 관광객을 끌어들여 큰돈을 벌고 있지만 먹고 살기 힘들어 미처 눈을 뜨지 못했던 우리들의 예전, 경제가 발달한 지금에 와서 보니 우리 한국의 평화스러운 산천의 아름다움이 세계의 제일이다.
문화란 주머니가 두둑해야 진가를 발휘하게 되고 여행이란 배가 불러야 그 묘미를 일으킨다. 예전에 여의치 못해서 몰랐던 한국의 아름다움이 이제야 눈으로 머리로 가슴으로 와 안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이 그래서 나온 말이고, 여유란 그렇게 해서 생기는 법이다. 한국에서 사는 많은 한국 사람들이 시간만 나면 가까운 명소나 산, 아니면 강가나 바닷가를 찾아 나들이를 하거나, 주말이면 먼 거리도 걱정 없이 떠난다. 그런데 연휴나 휴가, 아이들 방학 때가 되면 해외로 여행을 떠나느라고 인천공항은 북새통이 된다. 꿈도 못 꿀 일이 이제는 경제성장 덕으로 현실이 되었으니 우선은 기분 좋은 일이지만 입맛이 씁쓸하기도 하다.
섬마섬마 솟은 한국의 산들이 멀리서 보면 하나가 되어 한 목소리를 낸다. 이 아름다움은 그 속에서 사는 한국인이 아니고 중국에서 오는 사람들, 일본에서 오는 사람들, 유럽에서 오는 사람들, 미국에서 오는 사람들, 한국의 아름다움은 아직도 외국인들이 알아준다고...
몽블랑 산이 아름답기로서니 설악산만 하고, 안데스 산맥이 줄기차다 하지만 백두대간의 태백산맥만 하랴! 지중해 연안이 아름답다 하지만 한반도 남녘의 해상공원인 한려수도만 하고, 길기만 하고 우람하기 만한 중국의 양자강이나 황하, 또는 미국의 미시시피 강이나 브라질의 아마존 강이 그 고요함과 단아함과 아담함이 한반도의 한강이나 낙동강, 섬진강이나 예성강 강줄기만 하랴!
경사가 만만한 한반도 서해의 다정한 모래사장이나, 물 깊고 온몸이 온통 시원스레 푸르러 답답하던 속이 다 트이는 우람한 동해를 두고 매춘에 찌든 듯한 태국은 왜 가며 인공 모래 퍼다 붓는 하와이나, 더운 나라 잡 벌레 우글거리는 필리핀의 해변은 왜 갈까? 해외로 나간다는 그 한마디가 신분상승의 효과를 내주며, 만나는 사람 앞에 목을 세워주는 허장성세의 무기가 되어줄까? 백두대간의 무게 때문에 국토가 일본 쪽을 바라보며 기운다고 서쪽 평야에 무수히 세워 놓은 돌부처 얼굴들의 균형 잡힌 해학적인 얼굴들이 우리들의 얼굴들이다.
농사짓는 법이나 저수지 만드는 방법, 간장이나 된장을 만드는 방법, 대나무를 이용해서 만드는 죽세공 기술, 불경의 전수와 함께 고승이 직접 찾아가 가르친 불교의 대장경 등, 이루 손으로 셀 수 없을 만큼 은혜를 베풀어 가르쳐 준 선생의 나라를 배신하고 쪽배를 몰고 동해안으로 노략질이나 하러오는 일본이 미워 꼬리로 내젓는 ‘구룡포’ ‘호미곶’이나 일본으로부터 더 멀리 있고 싶어 하는 ‘호미곶 구룡포 구만리’ 어디 하나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 거기에다 한국의 여인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한국의 산천보다도 더욱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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