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 있는 딸네 집은 간혹 새소리만 간간히 들리는 조용한 곳에 다섯, 여섯 채의 같은 집들이 즐비한데 뒤뜰은 한결같이 넓다. 십여 년 전에 뉴욕 살다 이곳에 이사 와서 뜰에 잔디도 깔고 공터 텃밭엔 꽃나무들을 심었다.
그 가운데 여러 종류의 꽃피는 무궁화를 20여 그루 심었다. 무궁화는 가지만 잘라 심어도 죽지 않고 끈기 있게 자라서 화려한 꽃을 여름 내내 볼 수가 있다.
꽃의 학명은 ‘목근화’라고 하며 꽃말은 ‘일편단심’이란 의미로 외국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이곳의집집 정원에서도 심심치 않게 가꾸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국화이며 애국가에도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 불리고 있으며 ‘무궁화’하면 애국심의 한 면이 불뚝 솟아난다. 마치 ‘독도’하면 애국의 적개심이 생기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우리의 상징적 꽃인데 올해는 뒤뜰에서 무궁화 꽃을 감상할 수가 없게 되었다. 사정상 일 년 동안 떠나있다 와 보니 그 많은 나무들을 잘라 없애버리고 그 자리에 미니 골프잔디를 깔아놓았다. 이유인즉 벌레가 생겨서 없애버렸다고 한다. 사실 무궁화나무에는 진드기만 좀 낄 뿐이다. 그것은 내가 직접 가꾸며 십여 년을 키웠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
벌레가 낀다고 하는 것은 과거 일제가 무궁화하면 우리 민족의 애국심 선양이 고취될까봐 뽑아버리고 잘라 없애기 위해 벌레 낀다는 나쁜 인식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릇된 인식을 하는 분들은 지금까지도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 이렇듯 국화인 무궁화를 천대하는 동족이 있는 것은 애석한 일이다.
최용옥(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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