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로 손보지 않아 시세보다 싼 550만달러
▶ 첫 소유주는 ‘살인 주식회사’ 보스 알버트 아나스타샤 지하실엔 하수구만 설치된 으스스한 ‘사슴 도살’방

알버트 아나스타샤는 1957년 맨해튼의 이발소에서 저격 살해당했다.

20세기 중반 악명 높은 마피아 ‘살인 주식회사’의 보스 알버트 아나스타샤의 저택이 12월초 경매에 부쳐진다. 멋진 전망의 방 25개짜리로 입찰 시작가격은 550만달러.
마피아의 핏자국은 아직도 뉴욕 주변 곳곳에 남아 있지만 뉴저지 주 포트리는 전혀 갱랜드 지도의 수도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곳은 20세기 중반 가장 악명 높은 갱스터 들의 본거지였다. 조 아도니스, 윌리 모레티, ‘뉴저지의 알 카포네’로 불리던 론지 즈윌먼, 그리고 이른바 ‘살인 주식회사’의 보스로 가장 공포의 대상이었던 알버트 아나스타샤가 이곳에 살았다. 마피아 두목처럼 살고 싶은 사람(단, 유령들과 함께 살아도 괜찮다면)에게 기회가 왔다. 건지스 경매회사가 오는 12월8일 옛 아나스타샤 저택을 경매에 내놓는다. 입찰은 550만달러에서 시작한다.
웬만한 저택들이 엄청난 가격에 나오는 요즘 부동산 시장을 감안할 때 550만달러는 비교적 헐값으로 생각될 수도 있다. 바로 옆집, 2007년에 지은 방 7개짜리 1만3,500스퀘어피트 저택은 지난 6월 1,890만달러에 나왔으니까.
1950년대, 오거스트 클라인제일러가 어린 시절을 보내던 이곳 포트리의 팰리세이즈 지역은 맨해튼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멋진 전망을 가진 평화로운 보통 동네였다. 그의 절친 글로리아나 아나스타샤 네 집이 가장 컸다. 1947년에 지은 방 25개짜리 미션양식의 대 저택이었다. 대저택이 자기 집 전망을 망치기는 했지만 어린 오거스트에겐 친구가 중절모를 쓰고 총을 휘두르는 250 파운드 거구의 남자보모를 두었다는 것이 별로 이상하진 않았었다.
“최고의 베이비시터였다”고 이제 유명한 시인이 된 오거스트는 옛 친구의 보디가드에 대해 말했다. “글로리아나의 집엔 한 번도 간적이 없었지요. 그러나 샌드박스에서 놀고 있는 우리를 지켜보던 그 보모의 권총이 햇빛에 빛나던 것은 생각납니다. 우리 엄마는 나를 그에게 맡겨놓으면 마음 놓고 쇼핑을 다녔지요”1957년 10월25일, 모든 게 바뀌었다. 오거스트가 학교에서 돌아 왔을 때 글로리아나 아나스타샤의 집 7피트 높이 게이트 앞은 기자들과 카메라맨들과 뉴스트럭들로 일대 혼잡을 이루고 있었다.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글로리아나의 아빠가 매우 아파서 그애와 엄마가 당분간 멀리 가야한다고 말해주셨습니다”그날 아침 알버트 아나스타샤는 바디가드를 대동하고 늘 그랬듯이 면도를 하기 위해 미드타운 맨해튼의 파크 쉐라턴호텔 이발소에 갔다. 바디가드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한가롭게 이발소 의자에 앉아있던 그는 들이닥친 2명의 괴한에게 총격을 당했다. 1,000명 이상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살인 주식회사의 보스, 공포의 대상으로 ‘최고의 사형집행인(Lord High Executioner)’으로 불렸던 아나스타샤는 그렇게 죽었다.
그 후 이 저택을 사들인 새 주인들의 면면도 컬러플했다. 전 양키스 구단주로 막강한 개발가인 델 웹은 이 방 25개짜리 저택을 자기 친구인 코미디언 버디 핵켓이 구입하도록 도와주었으며 핵켓이 할리웃으로 이사한 후, 이 저택은 배달 트럭 한 대로 시작하여 수십억 달러 트러킹 제국을 건설한 거부 아서 임페레이토어 시니어의 소유가 되었다.
“내 아내에게 꼭 맞는 집을 사주려고 10년을 찾아 다녔는데 이 집에 발을 딛는 순간 바로 여기다 싶었다”는 임페레이토어는 “이 곳은 활기 찬 도심의 한 복판에 있으면서도 마치 누에고치 속에 들어앉은 듯하다”고 말했다. 90세인 그는 금년 들어 아내가 죽은 후 이 집을 팔기로 결심했다.
이 저택의 가격이 비교적 낮은 이유는 아나스타샤 이후 거의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핵켓도, 임페레이토어도 별로 손을 대지 않았다. 너무 손을 안댄 나머지 최근에는 페인트가 벗겨지기 시작한 정도다. 그러나 타일 지붕과 대리석 벽난로 등은 잘 보존되어 있으며 빈티지 부엌과 목욕탕의 타일은 폼페이 못지않게 훌륭하다.
다른 저택들과 다른 독특한 몇 가지도 있다. 스터코로 마감한 벽들은 최소한 1피트 두께로 두껍고 모든 방에는 2개 이상의 출구가 있다. 신속한 도주를 위해서다. 코미디언의 아들 샌디 핵켓은 자신 누이의 방 벽장에는 손님방으로 통하는 가짜 벽도 있었으며 해안의 절벽으로 통하는 터널이 있다는 루머도 있었다고 전했다.
지하실은 보통 집의 전체 규모와 맞먹는다. 방도 12개나 된다. 그중 하나는 핵켓이 바를 곁들인 영화감상실로 만들기도 했다.
바닥에 하수구만 설치되었을 뿐 아무 것도 없이 타일로 마감된 이상한 방도 있다. 샌디 핵켓이 어렸을 때 무슨 방이냐고 묻자 사냥에서 사슴을 잡아오면 도륙하던 곳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방은 언제나 다른 곳보다 5도 가량 낮은 으스스한 곳이었지요. 사슴은 모르겠고 그곳에서 무언가를 살해했던 것만은 틀림없었을 것”이라고 샌디는 말한다.
아나스타샤는 이 집 때문에 탈세혐의로 기소되었을 때 패소한 적도 있었다. 당시 검찰은 이 집의 설계도를 입수해 만든 모형을 배심원단에 보여주며 반문했었다. “지난 5년간 소득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어떻게 이런 집을 지을 수 있습니까?” 재판은 검찰의 승리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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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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