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리아 내전으로 급증… 2014년 하루 4만여명 발생
▶ 지역 분쟁·종교·빈곤 등 난민사태 해결 어려워
가족들과 따뜻한 저녁식사를 나누고, 이웃과 날씨와 스포츠 이야기로 소박한 일상을 즐겼던 평범한 사람들이 지구촌을 떠돌고 있다.
전쟁과 분쟁, 박해 등으로 지옥으로 변해 버린 고향과 조국을 탈출해 떠도는 난민이 6,000만명에 달하고 있다. 거대한 세계대전과 치열했던 냉전이 막을 내린지 오래고, ‘악의 축’이라던 사담 후세인, 오사마 빈 라덴도 사라졌지만 더욱 불안하고 위험해진 지구촌 난민 위기의 현실을 짚어봤다.
▶2차 대전 이래 최악의 난민 사태
유엔난민기구(UNHCR)는 지난 6월 발표한 `2014 세계 연례 난민동향 보고서'(World at War)를 통해 세계 난민 수가 5.950만명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매년 3,800만명 안팎이었던 난민규모가 2011년 4,250만명을 기록한 지 3년 만에 40%가 증가한 것이다.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난민규모는 국경을 넘은 1,950만명, 자국에서 강제이주한 3,820만명, 난민신청 대기자 180만명을 합쳐 6,000만명에 달한다. 이는 2차 대전 종전 이후 최대 규모로, 영국이나 이탈리아 인구보다 많은 것이다.
2010년 하루 평균 1만900명이 발생했던 난민은 2014년 하루 4만2,500명으로 늘었다. 더욱 가슴 아픈 사실은 어린이들이 전체 난민의 절반에 달하는 2,800만명이나 된다는 점이다.
▶난민, 그들은 누구인가
난민사태가 가중되는 것은 지난 5년간 전 세계 15개 지역에서 새로운 전쟁이나 분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에서는 말리를 비롯해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리비라, 나이지리아, 콩고, 남수단, 부룬디 등 8개국, 아시아에서는 키르키즈스탄, 미얀마, 파키스탄 등 3개국, 유럽에서는 우크라이나, 중동에서는 시리아, 이라크, 예멘 등 3개국에서 내전과 분쟁이 발생했다.
중동은 세계 최대 난민 양산 지역. 특히, 시리아는 내전으로 760만명이 국내 난민이 됐고, 388만명은 국경을 넘어 난민이 됐다. 이라크 역시 360만명이 고향을 떠났다. 시리아는 지난 30년간 가장 많은 난민이 발생한 아프가니스탄을 제치고 내전 4년째인 2014년 세계 최대 난민 양산 국가가 돼 현재 세계 난민 5명 중 1명이 시리아인이다.
▶유럽의 고민, 몰려드는 난민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리아 난민으로 직격탄을 맞은 곳은 유럽이다. 시리아 난민사태에 방관적인 자세로 일관했던 유럽은 지난 9월2일 터키 휴양지 보드룸 바닷가에서 파도에 떠밀려온 세 살짜리 알란 쿠르디의 주검은 유럽이 난민사태에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갖게 됐지만 몰려드는 난민물결 앞에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리아 국경을 탈출한 난민들이 유럽으로 몰려들면서 희생자도 속출했다. 지중해를 건너다 목숨을 잃은 난민이 지난 6월 현재 2,643명에 달했고 오스트리아-헝가리 국경에서는 난민 71명의 주검이 발견되기도 했다.
유럽의 난민은 지난 2014년 670만명으로 전년에 비해 50%가 폭증했다. 이들 중 21만9,000명은 목숨을 걸고 지중해를 건넜다. 유럽으로 향하는 시리아 난민 대다수는 터키를 거쳐 그리스-마케도니아-세르비아에 이르는 발칸 루트를 통해 독일, 스웨덴까지 고난의 행군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인접국들이 난민 포화상태를 맞고 있는 것도 위기를 가중시킨다. 터키는 200만명을 수용, 이미 포화상태를 맞았고, 레바논은 인구의 26%가 시리아 난민일 정도로 폭발 직전이며 요르단은 난민이 인구의 23%를 차지하는 한계상황이다.
유렵 최대의 난민 수용국이 된 독일에는 올 상반기에만 시리아인 4만4,417명이 입국했고, 연말까지 난민 수용규모가 8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나 난민 대열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난민 사태, 해법이 안보인다.
국제사회가 난민 발생의 근본 원인인 전쟁을 억제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난민 수는 더욱 확대될 조짐이다. 실제 아프리카와 중동 등 내전이 발생한 지역의 분쟁이 끝나지 않으면 난민문제는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국제 전쟁으로 비화한 시리아 내전과 끊임없이 종족 분쟁과 종교 갈등이 이어지는 아프리카에서 보듯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빈곤으로 인한 경제난민,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난민 역시 새로운 난민사태를 촉발시킬 수 있어 난민사태의 해법을 어렵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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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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