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첫 부총장·코리아타임스 석좌교수 첫 선정 등
▶ “한인도 미국 사회의 구성원임을 증명” 자부심 느껴

한인 최초로 UCLA부총장에 오른 제리 강 코리아타임즈 한국일보 코리안 아메리칸학 석좌교수가 공평, 다 양성, 포용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 인터뷰 UCLA 제리 강 부총장
UCLA가 지난 7월 신설한 공평·다양성·포용처를 관장하게 된 제리 강 부총장은 학내 차별을 방지하는 활동을 감독하고 소수계 교수진 처우 및 학내생활의 공정성을 강화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1995년 UCLA 법대 교수가 된 이후 20년 간 강 부총장이 관심을 갖고 연구해온 분야인 인종차별이다. 자신은 대학을 졸업한 1세대로 일리노이주로 이민 온 부모님이 고생하며 어렵게 사는 모습을 보고 자랐다는 그는“아시안이고 돈도 많지 않았고 대학 교육을 받지 못한 이민가정 출신으로‘무엇이 공평한지’(What's Fair) 또‘옳은지’(What's Right)를 고민해야 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제리강 부총장과의 일문일답.
▲한인으로서 UCLA 최초의 부총장이 된소감은
-한인 첫 부총장이고 현재 UCLA 9명의부총장 중에 최연소이다. 아마도 UCLA 첫아시안 부총장인 것으로 안다. 지난 2010년 UCLA 법대교수로 코리아타임즈 한국일보 코리안 아메리칸학 석좌교수 선정도 처음이었다. 우리 같은 이민자에게 ‘최초’의 의미는 매우 크다. “우리가 미국에 왔다. 지금여기에 살고 있다” (We arrived. We are nowhere.)는 것을 의미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국가와 사회 속 위상을 나타내는 중요한 마커(표시)가 된다.
▲소수계 이민자로 부총장직에 올랐다
-나는 유색인종(Person of Color)이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한다. 난 백인이 아니다. 마이너리티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 했고 더 나아져야 했다. 아시안에게는 스테레오타입이 있다.“ 똑똑하지만…”으로 끝나는 평가다. 리더가되기에는 부족함이 있어 중간관리자층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수학을 잘하고 매사 열심히하지만 카리스마가 없다고 한다. 미국 사회에서는 웃음 짓게 할 수 없으면 리더가 될 수 없다. 로스쿨을 택한 이유가 자기 도전이었다. 법대 교수는 아시안이 별로 없다. 과연 아시안이말로 사람을 웃게 하고 리더에 오를 수 있는지 궁금했다.
▲공평·다양성·포용을 관장하는 부총장의역할은
- 공평, 다양성, 포용처(Office of Equity, Diversityand Inclusion) 부총장이 지금까지 해온업무 중에 가장 어렵게 느껴진다. 대학 내 다양성을 토대로 평등한 기회, 포용, 인권에 장애물이 될 수 있는 불공정한 차별을 인지하고 방지하는 활동을 감독하는 일이다. 학내 성차별,인종차별 관련 불만사항이 접수되면 변호사와함께 조사에 착수한다. 일종의 감사(audit)역으로 생각하면 된다.
▲인종차별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어려서는 과학자가 꿈이었다. 6세에 가족이민 와 일리노이주 시카고 북부 스코키에서공립 학교를 다녔다. 공부를, 특히 수학을 잘해서 하버드대학 물리학을 택했다. 그 때까지는 인종에 대해 별다른 자각이 없었는데 대학진학 후 소수계로서 자신을 돌아보며 정치적관심을 갖게 됐다. 하버드 로스쿨 2학년이던1992년 LA폭동이 일어났다. 그 당시 뉴욕 보이콧 사건으로 흑인 법대생과 아시안 법대생의 컨퍼런스를 벌였던 시기로 함께 토론하고문제해결을 고민하는 중이었기에 TV로 폭동을 지켜보며 더 깊은 고민에 빠져들었다.
▲UCLA가 추구하는 공평이란 무엇인가
- 모두에게 공평(Equity) 기회를 보장하는교육풍조 조성이다. 미국은‘ 타이틀 9’이라 불리는 연방 교육법으로 학내 성차별을 막고 있다. 원래 대학 스포츠에서 성차별이 일어나지않게 하는 목적으로 제정됐지만 이후 학내 성폭력 대처 등 모든 학사 과정에서의 성차별을 막는 포괄적인 금지법으로 기능하고 있다.
‘성폭력’을 성에 근거한 기회의 배제 및 차별의 문제로 간주한다. 성희롱이나 성폭력으로인해서 학생이나 교수진이 스트레스를 받아서학업이나 업무를 원만하게 수행하지 못할 경우 배제와 차별행위로 보는 것이다.
▲다양성과 포용은 어떻게 추구될 수 있나
-포용(Inclusion)이란 형식적인 수용을 넘어동등한 존재로 받아들임을 의미한다. 다양성(Diversity)의 긍정적 가치를 인정하면서 실제다양성의 상황 속에서는 불편함과 어색함을느끼는 모순이 있다. 예를 들어 중요한 회의를 하는데 참석 제의를 받아 테이블에 함께앉는다고 치자. 백인 남자들 사이에서 의견을밝히는 것이 힘들 수 있다. 귀기울여주지 않을 거라 생각되기도 한다. 포용이란 진심으로‘우리는 한 가족이고 같은 편’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부총장, 석좌교수, 로스쿨 교수로 1인3역을 하는데
-코리아타임즈 한국일보 코리안 아메리칸학석좌교수는 가슴 깊이 영예롭게 생각한다. 이민자들은 기부에 인색하다. 미국 대학에 기부하는 경우는 더더욱 없다. 그런데 한인사회에서 거액의 기금을 조성해 미국 대학에 ‘코리안 아메리칸학’ 연구·교육을 목적으로 한 석좌교수직을 신설했다. 한인이 미국 사회의 구성원임을 증명한 것이다. 그리고 지난 7월1일 부총장이 된 후 로스쿨 강의는 하지 않는다. 학생, 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공평, 다양성, 포용관련 교육과 공개 강의를 주로 한다.
▲한인사회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인 사회의 실상을 연구해 이를 학계와학생들에게 올바로 알리는 연구가 코리안 아메리칸학 석좌교수의 역할이다. 한인 사회가 단순히 경제적 성공을 넘어 정치력도 향상되어 미국 정계 진출도 활발해졌다. 처음에 언급한 ‘미국에 한인이 있다’는 표시가 각계각층에 나타나고 있다. 사회학적인 용어로‘ 연계된 운명’ (Linked Fate)이라는 말이 있는데 서로가 서로에게 체인처럼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다. 한인 개개인의 삶이 내 삶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인지하기 바란다.
<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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