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니 샌더스 지지자, 영화배우 수잔 서랜든등
▶ ●힐러리 클린턴 지지자, 애나 윈투어·에이미 슈머등

수잔 서랜든이 뉴욕에서 버니 샌더스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버니 샌더스는 백만장자들과 억만장자들을 위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최근 그의 선거 캠페인 이벤트가 열린 웨스트 28가의 플래시 팩토리에는 유명인사들이 가득했다.
얼마전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하는 데브라 메싱과 트위터에서 한판 붙었던 수잔 서랜든은 아가일 스웨터에 힙스터 모자를 쓰고 참석했다. 오스카상을 수상한 다큐멘터리 감독 겸 배우 피셔 스티븐스와 TV 배우로 유명한 개비 호프만도 있었다. 7시30분 무대에 오른 호프만은 대량 투옥과 경제 불평등의 폐해, 그리고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 재난 등에 대해 연설한 후 도덕적으로 둔감해지는 이 나라의 부자들에 대해서도 개탄했다.

버니 샌더스의 지지자인 여배우 개비 호프만.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까지 3개월여를 남겨둔 현재 대다수가 진보파인 할리웃 명사들은 아직도 어떤 후보를 지지할 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업계의 파워 브로커들은 거의 클린턴 진영에 줄을 서고 있지만 샌더스 지지자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두 진영의 리스트는 어떤 방법으로든 비교할 수가 없다고 유명 연예인 에이전시 CAA의 마이클 카이브스는 말했다. 그는 빌 클린턴의 할렘 사무실 인턴으로 커리어를 시작해 그때 이후 클린턴 캠페인 진영과 이 에이전시의 젊은 고객들 사이에서 브로커 비슷한 역할을 해왔다.
클린턴 지지자들을 배니티 페어의 오스카 파티에 비한다면, 샌더스의 지지자들은 네바다의 블랙록 사막에서 매년 열리는 버닝 맨(Burning Man) 예술제와도 같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클린턴 편이라면 스파이크 리는 샌더스 편이다. 초자연적으로 세련된 켄달 제너는 클린턴을, 범부 퀜틴 타란티노가 좋아하는 로자리오 도슨은 샌더스를 지지한다. 누구나 두루 좋아할 노래를 부르는 가수 케이티 페리는 클린턴을, 국제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곤 하는 코미디언 새라 실버맨은 샌더스를 지지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이 지난 3월 뉴욕에서 열린 모금 콘서트에서 가수 케이티 페리와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일인당 30달러 이하의 소액 기부자들에 의존하는 버몬트의 사회주의 상원의원이 주류 셀러브리티들이 지지하는 전 국무장관과 선거자금 경쟁에서 막상막하로 선전하고 있다.
샌더스에게는 애나 윈투어 같은 지지자가 없다. 윈투어는 작년 10월 하비 와인스타인과 함께 베라 왕의 이스트사이드 저택에서 클린턴을 위해 칵테일파티를 열어주었고 여기에는 마사 스튜어트와 마이클 콜스 같은 VIP들이 참석했다.
샌더스는 또한 토비 맥과이어도 갖고 있지 못하다. 레너드 디카프리오와 포커 친구인 맥과이어는 LA의 브렌트우드에서 클린턴 펀드레이저 파티를 열고 디카프리오를 불러오기도 했다. (하지만 샌더스에게는 마크 러팔로와 대니 드비토가 있다)

여배우 레나 던햄이 지난 1월 아이오와에서 힐러리 클린턴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에이미 슈머는 힐러리 호에 승선했다. TV 드라마 ‘브로드 시티’의 애비 제이콥슨과 일라나 글레이저도 마찬가지. ‘걸스’로 에미상과 골든글로브상을 수상한 감독 겸 배우 레나 던햄은 작년 9월 클린턴과 가졌던 즐거운 재담을 자신의 페미니스트 뉴스레터인 ‘레니 레터’에 실었다. 그리고 1월부터 캠페인 대열에 합류, 성조기 색깔의 드레스를 입고 아이오와로 향해 잠재적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감동시킨 클린턴 후보의 장점에 대해 목이 쉬도록 이야기하고 있다.
클린턴 후보가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일인당 티켓 2,700달러짜리 오찬을 하고 있을 때 샌더스 후보는 다운타운 LA의 에이스 호텔 같은 곳에서 레드 핫 칠리 페퍼스와 함께 시끌벅적한 콘서트를 연다. 이곳의 입장료는 40달러.
“바로 그점에 뿅 갔어요”라고 LA의 앱 개발자 크리스 킨트로비츠는 말했다. 그는 스팅의 딸 미키 섬너와 사귀는 사이로, 이 콘서트의 기획자다. “쇼가 기막히니까 100만달러라도 만들어줄 수 있었는데 그들은 더 많은 사람이 와서 즐겨야 한다며 거절했어요”
플래시 팩토리 행사는 무료였다. 여기서 수잔 서랜든은 무대에 올라 클린턴에 대한 가시돋힌 말들을 쏟아냈고, 청중들은 소리치며 열렬한 함성을 보냈다. 스테이지 옆에는 섬너스가 오버롤에 푸른 색 샌더스 티셔츠를 입고 서있고, 백스테이지에서는 ‘월가를 점령하라’의 오거나이저였던 위니 웡이 오닉스 콜렉티브 같은 밴드들과 신나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위니 웡(40)은 2015년 2월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을 대통령 선거 후보로 만드는 캠페인을 벌이다가 성공하지 못하자 샌더스 캠페인 진영의 최대의 풀뿌리 조직인 샌더스의 사람들(People for Bernie)을 만드는 일을 도왔다. 단발머리에 코걸이를 한 그녀는 검은색 애크니(Acne) 진을 입고 꽃무늬 코트를 걸치고 있다. 자신의 뉴욕 특사가 200달러짜리 청바지를 입는 것을 알면 샌더스 후보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미쳤다고 생각할 거에요” 깔깔 웃으며 말한 웡은 “아주 오랫동안 청바지를 안 사도 된다고 우기죠 뭐. 이봐요, 나도 그런 분위기는 알고 있답니다”라고 귀뜸했다. 요즘 그녀의 일은 버니를 위해 셀러브리티들과 언쟁을 벌이는 일이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어서 웡의 절친들이 클로이 세비니와 나타샤 리온 같은 빅스타들이지만 둘 중 누구도 샌더스 지지를 선언하지 않았다.
대선의 궤도를 바꿀만한 파워를 가진 셀러브리티는 거의 없다. 그래도 클린턴에 대한 할리웃 명사들의 따뜻한 환영 분위기는 2008년 대선 때와 흥미로운 대조를 보인다. 당시엔 서부 해안의 오랜 지지자들 다수가 그녀를 떠났었기 때문이다.
2007년 1월 첫 신호탄을 올린 사람은 할리웃의 거인 데이빗 게픈이었다.(그는 클린턴 대통령의 두차례의 캠페인 동안 무려 1,800만달러를 모금해준 사람이다) 그와 함께 클린턴 가를 15년 넘게 지지해왔던 스티븐 스필버그와 제프리 카첸버그가 오바마 후보를 위해 2월에 펀드레이징 파티를 주최할 것이라고 발표해 크게 뉴스가 되었다. 나중에 스필버그는 클린턴 지지를 선언했으나 카첸버그와 게픈은 끝까지 돌아서지 않았다.
5월에는 오프라 윈프리가 오바마에 대한 공식지지를 표명했다. 그리고 2008년 아카데미상 시상식 일주일 전에는 조지 클루니가 자기는 ‘오스카의 힐러리 클린턴’이기 때문에 남우주연상은 대니얼 데이 루이스에게 빼앗길 것이라고 농담하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클루니와 그의 아내 아말은 오는 16일 스튜디오 시티에 있는 그들의 지중해스타일 저택에서 ‘힐러리 빅토리 펀드’를 위한 모금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일인당 3만3,000달러 짜리 만찬으로 게스트 명단에는 2008년 클린턴을 무정하게 저버렸던 인사들이 즐비하다.
그중 한사람이 스필버그 같은 할리웃 거물들의 자선프로젝트를 자문하는 앤디 스판. 또 한사람은 카첸버그로, 그는 이미 스필버그와 함께 클린턴 진영에 100만달러를 도네이션했다.
할리웃 리포터의 편집장 재니스 민은 2008년 클린턴을 떠났던 사람들이 돌아왔다는 사실에 전혀 놀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근본적으로 사람은 실용적이죠. 이 사람들은 별 볼일 없는 ‘배트맨 대 수퍼맨’ 같은 영화도 보러가는 관객들이 필요한 사람들이거든요”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사진 ny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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