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파 밸리의 최대 도시, 시음장·고층 호텔 건립
▶ 관광객 몰리고 거리 활기

북가주 나파 다운타운의 한 포도주 시음장. 록앤롤 주제의 이 곳을 비롯해 나파에는 이제 24개의 포도주 시음장이 들어섰다.
캘리포니아 포도주의 고향인 나파 밸리는 좋은 음식과 와인들로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그런데도 유독 개발이 안 되는 곳이 있었다. 바로 나파이다. 나파 밸리 최대 도시인 나파는 세인트 헬레나, 욘트빌, 캘리스토가 등지에 관광객들을 빼앗기며 죽은 도시로 머물렀다. 수십년 ‘유령 타운’으로 불리던 나파가 최근 급속히 개발되면서 방문객들이 모여드는 한편 주민들 사이에서는 개발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일고 있다.
와인 바를 운영하는 존 트러차드는 나파에서 성장했다. 그가 10대였던 1980년대 나파 다운타운에서 가장 활기찬 곳을 꼽으라면 맥도널드 정도였다. “좋은 식당도 없고, 재미있게 놀 거리도 없었지요. 유령 타운이었습니다.”인구 8만명의 나파는 나파 밸리에서 가장 큰 도시이다. 그런데 최근까지, 심지어 나파 밸리가 국제적인 와인 생산지로 이름을 날리게 된 이후에도 관광객들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불과 1시간 북쪽에 있는 나파를 지나 북쪽으로 향했다. 고급 식당들과 호화 호텔들, 멋진 와인 시음장들이 있는 세인트 헬레나, 욘트빌, 캘리스토가로 가는 길에 나파는 주유소 들르느라 잠깐 거쳐갈 뿐이었다. 폭우만 쏟아지면 다운타운이 온통 물바다가 되는 상황도 관광객 유치 실패의 한 원인이 되었다.
그러던 나파 다운타운이 지금은 식당 65개, 와인 시음장 24개가 들어선 붐 타운이 되었다고 다운타운 나파협회의 크레이그 스미스 사무총장은 말한다. 20년 전만 해도 다운타운에는 포도주 시음장 딱 한곳 그리고 30개 정도의 식당이 있었을 뿐이었다. 주로 아침식사와 점심을 제공하는 식당들이었다. 저녁에 영업을 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개발이 본격화한 데는 2015년 완공된 홍수 방지 프로젝트도 큰 몫을 했다. 강물을 우회시켜서 다운타운으로 모여들던 물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게 했다.
현재 진행 중인 개발 프로젝트로 ‘퍼스트 스트릿 나파’가 꼽힌다. 2억 달러를 투자해 27만5,000평방피트를 개발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이다. 3개 블락을 모두 차지하게 될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소매점, 사무실, 식당 등 40여개 업소가 들어선다. 프로젝트의 중심이 되는 것은 객실 183개의 아처 호텔. 5층 건물에 6층에 해당하는 옥상은 수영장과 식당으로 꾸며진다. 완공되면 나파 밸리에서 최고층 건물이 된다.
건물들이 대부분 단층이나 2층인 나파에서 호텔은 대조적으로 우뚝 솟게 된다. 주차장은 추가로 건축하지 않고 기존의 주차 구조물과 평지 주차장을 이용하게 될 것이다.
그 옆에는 미국 요리학교(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분교가 들어선다. 1,250만 달러를 투자해 2층으로 짓는 이 학교에서는 요리 집중훈련 5일 캠프, 요리 박물관, 포도주 시음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구내매점, 요리 강좌, 식당은 이미 문을 열었다.
그런가 하면 인터넷 TV 채널인 피스트 잇 포워드(Feast It Forward)도 농가 스타일의 2층 건물을 마무리하는 중이다. 샤핑, 포도주와 음식, 음식 조리 생방송, 음악이 소개될 채널이다. 채널의 케이티 셰이퍼 사장은 개발 붐으로 인해 “사람들이 마침내 나파 다운타운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잠자는 거인이 이제 깨어나려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인다.
다운타운에 새로 생긴 재즈 클럽인 블루 노트 나파의 운영 책임자인 켄 테슬러도 덧붙인다.
“마침내 거리들이 밤 9시면 파장하는 일이 없어지게 됩니다. 분명히 옛날 나파가 아닙니다. 10년 전에 나파 밸리에서 가야할 곳은 세인트 헬레나였습니다. 5년 전에는 욘트빌이었지요. 이제는 나파 다운타운이 인기입니다. 확실하게 뜨고 있습니다.”와인 바를 운영하는 트러차드는 나파에 살면서 처음으로 다운타운에서 밀레니얼 세대를 보게 되었다고 말한다. 술집과 클럽들은 이제 매일 자정까지 문을 연다.
“이제는 여기서 에너지가 넘칩니다. 주말에는 새벽 2시까지 문을 엽니다.”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런 변화에 신나하는 건 아니다. 도시가 너무 관광산업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되면 주민들이 힘들어 진다는 것이다.
“경제를 살리는 데는 전적으로 찬성입니다. 하지만 이곳 주민들은 좀 밀려난 느낌입니다.”나파에서 60여년 살아온 해리스 너스바움(81)의 말이다.
아처 호텔은 주변 환경과 비교할 때 지나치게 거대하다고 패트리샤 데이머리는 말한다. 나파 카운티에 목장을 소유하고 있는 그는 개발이 커뮤니티에 미칠 장기적 영향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왜 호텔을 자꾸 짓느냐?”고 그는 말한다. “지금 있는 호텔들도 일할 직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데이머리는 책임감 있고 지속가능한 나파 카운티 개발 개획을 촉구하는 나파 비전 2050 연합의 회원이다. 그는 저임금 근로자들이 나파에서 살 수가 없어 인근 타운으로 이사하고는 시내로 출퇴근을 한다고 말한다.
“나는 개발 반대주의자가 아닙니다. 균형 잡힌 개발을 하자는 겁니다. 다운타운은 이전에 비해 정말 좋아졌어요. 하지만 대중 교통수단, 주거시설 같은 삶의 질과 관련된 사업에도 투자를 해야 합니다.”질 테첼 시장은 나파의 경제적 성장에 대부분 주민들은 좋아한다고 말한다. 나파 도시계획 커미션은 다운타운에 호텔 5개, 베드 앤 브렉퍼스트 몇 개 그리고 시음장 2곳을 추가로 승인했다. 2017년에는 적어도 4개의 식당이 새로 건축될 것이다.
퍼스트 스트릿 나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개발업체 자폴스키 부동산의 토드 자폴스키는 “지역 주민들의 지지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다운타운에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주민들은 말했다는 것이다.
나파 제너럴 스토어를 운영하는 질 브란트는 아처 호텔이 들어서는 그곳 일대가 오래 버려진 상태였다고 말한다. 그는 어서 호텔이 지어지고 사람들이 몰려들기를 기대한다.
“호텔들을 계속 짓는 건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그만큼 세수도 늘지요.”미래를 내다볼 필요가 있다고 그는 말한다. 가게를 처음 열었던 16년 전 다운타운은 유령 타운이었는데 지금은 과거 어느 때보다 방문객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지역주민들이 다운타운으로 몰려들고, 이들 다양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변화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가 압도적이라고 그는 말한다.

나파에 들어선 미국 요리학교(CIA) 분교. 요리집중 훈련 캠프, 요리 박물관, 포도주 시음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인 퍼스트 스트릿 나파의 개발업자인 토드 자폴스키. 지역주민들의 지지가 없었다면 다운타운 개발은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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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The New York Time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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