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임금 업종 ‘기술훈련생’ 비자로 외국인력 충당
▶ “눈 가리고 아웅 하는 편법 정책” 정식 취업비자 도입 목소리 커져

일본 기후현 노동조합은 해고 등으로 주거지를 잃은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임시 숙소를 운영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리우 홍메이는 상하이 의류공장 일에 지쳐있었다. 형편없는 임금에 장시간 노동을 해야 했다. 그래서 3년 전 그녀는 일본에서 일자리를 얻기 위해 다니던 공장을 그만뒀다. 일본 업체는 중국에서 받던 월 430달러보다 3배를 더 주겠다고 했다. 리우는 최근 태어난 아들을 위해 돈을 모을 수 있을 거란 희망에 부풀었다. “그것은 커다란 기회였다”고 리우는 회상했다.
어쩌면 기회였을 것이다. 하지만 일자리라 부르지는 말라. 여성용 의류를 다림질하고 포장하는 리우의 일이 법적으로는 ‘훈련’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어두컴컴하고 종종 착취가 벌어지는 일본의 기술훈련생들 세계에 들어선 것이다. 이들은 일본인들이 기피하는 일을 채워주는 이등 노동자들이다.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들처럼 일본은 작물을 수확하거나 요양원 침대를 갈고, 식당 접시를 닦는 일을 할 사람을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이런 일들은 대부분 불법체류자들이 감당한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내내 이들을 공격했다. 일본은 트럼프의 공약을 이미 오래전 현실화 했다. 불체자가 거의 없으며 블루칼라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들에게 문을 닫아왔다.
하지만 현재 이런 강력한 반 이민정책으로 문제들이 생기고 있다. 많은 일본 업계는 노동력 부족으로 고통 받고 있다. 이로 이해 성장까지 둔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의 노동력 수요에 관한 기본적인 추산에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문제는 정치적으로 미묘하다. 그러나 현실적 문제들이 생기면서 정치인들에게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외국 태생 일본 노동인구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 수치의 상당수는 기술훈련생 비자로 들어 온 노동력이다. 이들의 늘어나면서 노동자 착취와 사기 또한 크게 늘었다고 노동운동 관계자들을 밝혔다.
리우도 이런 케이스 가운데 하나이다. 그녀는 비자를 받기 위해 브로커에게 7,000달러를 지불하느라 빚을 졌다. 그리고 일본에 도착해 보니 근로환경은 열악하고 임금도 당초 약속보다 적었다. 업주는 “우리를 노예처럼 부렸다”고 리우는 말했다.
리우를 비롯해 그녀의 공장에서 일하던 중국 노동자들은 정부가 후원하는 인턴프로그램을 통해 일본에 왔다. 일본의 노동력 부족과 저임금 이민 금지 사이에서 묘수를 찾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농장과 식품가공, 그리고 많은 제조업체들은 외국 훈련생들이 없다면 영업이 불가능 할 것이라 전문가들은 말한다. 도쿄 메트로폴리탄 대학의 기요타 타노 교수는 “도쿄의 수퍼마켓에 진열된 야채들은 모두 이들 훈련생들이 수확한 것이라 보면 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들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일본 정부는 이민정책의 허점을 만들었으며 리우 같은 수십만명의 저임금 노동자들이 이를 통해 일본에 들어왔다. 이들은 대부분 중국,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에서 들어오고 있다. 이들은 일본인들이 떠난 일자리를 메워주고 있다.
이들의 숫자는 치솟고 있다. 지난 5년 사이 훈련생 프로그램 규모는 두 배나 커져 20만명에 달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를 더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중국에서 가장 많이 들어왔지만 최근에는 베트남으로부터의 입국이 급속히 늘고 있다.
하지만 훈련 프로그램은 위장용일뿐 의구심도 있다. 일본 자민당 의원인 요시오 기무라는 “이 제도는 까마귀를 희다고 부르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은 노동력의 수입”이라고 비판했다. 훈련생만이 일본의 이민규제를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파트타임 일자리를 갖고 있는 학생들도 있고 망명신청자들도 있다. 망명신청은 거의 다 거부된다. 또 일본계 후손인 남미인들에게 발급되는 특별비자도 있다.
하지만 노동력 수요는 공급을 훨씬 상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의 노동가능 인구는 1990년대 중반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다. 저출산의 여파이다. 일본 전국 실업률은 3% 정도이다. 일부 업종에서는 일손이 너무 달린다. 요양원이나 건설업의 경우 한 사람의 구직자에게 3~4개의 일자리가 오픈되는 건 보통이다.
결국 일본 정부는 훈련생들의 채류기간을 3년에서 5년을 늘렸다. 또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업종도 확대했다. 요양원과 청소용역회사 등이 대표적이다. 의회는 지난해 훈련생 프로그램을 감독한 기관을 새로 만들었다. 훈련생들 착취가 심각하다는 비판에 귀를 기울인 것이다. 감독기관이 정착되면 훈련생들을 더욱 많이 받아들인다는 계획이다.
기무라를 비롯한 의원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공식적인 방문근로자 프로그램 시행을 주장하고 있다. 근로자들은 언젠가 자신들의 나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이 제도가 이민 문호의 개방은 아니지만 현행 제도보다는 보다 더 솔직한 정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이 방안을 환영하고 있다. 자민당도 당 정책으로 지난 5월 이를 승인했다. 하지만 아베 신조 정부는 언제 이를 시행할지에 관해서는 아직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기무라는 “미래의 성장을 원한다면 외국인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국 노동자들을 변호하는 노부야 다카이 변호사는 훈련생들은 근로자가 아니라는 부당한 주장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이들을 직접 고용하지 않는다. 정부의 복잡한 시스템과 중간 브로커들을 거친다. 대부분 훈련생들은 일본에 도착하기도 전부터 브로커 비용으로 수천달러의 빚을 진다. 또 훈련생들은 손쉽게 전직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악덕업주에게서 벗어나기도 힘들다고 다카이 변호사는 말했다.
지난 2011년 미 연방국부무는 인신매매 보고서를 통해 훈련생 프로그램에 대해 ‘부채의 굴레’ 등 착취를 막기 위한 적절한 보호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했다. 브로커에게 줄 돈을 만들지 못할 경우 이들은 불법체류자로 전락하곤 한다. 2015년 약 6,000명이 그랬다. 일본에는 현재 약 6만명의 외국인들이 적법한 비자 없이 체류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이 숫자는 1,100만명이다.
<
한국일보-The New York Time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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