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월 최대고용 추진 등 후한 점수, 바이든 “고물가 위협 해결할 사람”
▶ 금리인상 실기땐 인플레 충격 가중, 내달 FOMC서 테이퍼링 속도 주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제롬 파월 현 의장을 지명한 가운데 내년 2월부터 4년간 두 번째 임기를 수행하는 파월 의장의 최대 숙제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파월 의장을 차기 의장으로, 레이얼 브레이너드 이사를 부의장으로 인선하면서 “아직 해야 할 일이 더 많지만 우리는 지난 10개월 동안 미국인들을 다시 일터로 돌아오게 하고 경제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 상당한 성과를 이뤘다”며 “이는 파월 의장과 브레이너드 이사를 포함한 연준 덕분”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코로나19 경기 침체 이후 연준의 적극적인 제로 금리와 양적완화(QE) 정책으로 미국 경제가 되살아났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극복 △최대 고용 추구 △연준의 독립성 유지 △연준 의장에 대한 초당파적 지지의 필요성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파월 의장의 약속 등을 인사 배경으로 꼽았다.
이 중 바이든 대통령은 최대 고용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연준은 두 가지 정책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첫 번째는 최대 고용이며 두 번째는 인플레이션을 낮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라며 “파월은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최대 고용의 혜택을 믿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이 상당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가계가 휘발유와 식품·주택 가격이 올라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파월은 완전고용 목표를 달성하기에 적합한 사람인 동시에 인플레이션 위협을 해결할 사람”이라고 했다.
이를 고려하면 향후 인플레이션 관리가 최대 현안이라는 예상이 많다. 실제로 파월 의장은 “경제와 노동시장을 지원하면서 동시에 고인플레이션 고착을 막기 위해 도구를 사용할 것”이라며 고인플레이션 지속 시 긴축에 나설 수 있음을 재확인했다. 부의장에 지명된 브레이너드 이사도 고용을 중시한다는 외부 시각과 달리 이날은 노동자 지원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인플레이션 하락을 첫 손에 꼽았다. 블룸버그통신은 “파월과 브레이너드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 우선순위를 둔다고 했다”고 전했다.
시장의 반응도 비슷하다. 전체적으로 더 비둘기파적인 브레이너드가 차기 의장에 선임되지 않으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전날 연 1.56%대였던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이날 한때 1.630% 수준까지 치솟았다. 월가에서는 지금으로서는 내년 6월 금리가 인상될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파월 의장이 두 번째 임기에 인플레이션이 고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만약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으면 연준 의장은 경기 침체 가능성과 정치적 역풍 우려에도 불구하고 비둘기파에서 매파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은 파월 의장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 인상을 너무 늦추면 미국인들이 수년간 더 높은 인플레이션에 직면할 수 있고 이 경우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 반면 과잉 대응을 하면 고용 시장의 회복이 더뎌져 상대적으로 높은 실업률과 경기둔화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 애나 웡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오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 가속화를 발표할 확률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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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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