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마리아 두에냐스(위쪽)과 리사 바티아슈빌리. [사진제공=LA 필하모닉]
LA 필하모닉(LA Phil)이 5월 초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Walt Disney Concert Hall)에서 선보이는 두 편의 하이라이트 공연은 낭만주의 음악의 깊이와 현대 연주 해석의 정수를 동시에 보여주는 특별한 시간이 될 전망이다. 5월 1일과 8일 각각 세계 클래식 무대에서 가장 주목받는 두 명의 여성 바이올리니스트, 마리아 두에냐스(Maria Duenas)와 리사 바티아슈빌리(Lisa Batiashvili)의 개성과 음악 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무대로 더욱 관심을 모은다.
■드보르작과 코른골트(5월 1~3일)
5월 1~3일 공연은 콜롬비아 출신 지휘자 안드레스 오로스코-에스트라다(Andres Orozco-Estrada)의 LA필 데뷔 무대로, 젠Z 세대 신성 바이올리니스트 마리아 두에냐스가 협연자로 나선다. 이날 프로그램은 마이클 틸슨 토마스의 ‘Agnegram’을 시작으로, 두에냐스가 협연하는 에리히 볼프장 코른골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그리고 드보르작의 교향곡 7번으로 이어진다.
특히 주목할 인물은 단연 두에냐스다. 2002년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으며 유럽 주요 음악원에서 교육을 받았고, 오스트리아 빈에서 수학하며 국제 무대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그녀는 2021년 세계 최고 권위의 바이올린 콩쿠르 중 하나인 메뉴힌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단숨에 주목받았고, 이후 빈 심포니,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등 유럽 주요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빠르게 커리어를 확장해왔다.
두에냐스의 연주는 기술적 완성도뿐 아니라 깊은 음악적 통찰로도 평가받는다. 평론가들은 그녀의 연주를 “밀도 있고 따뜻하며, 동시에 빛나는 음색”이라 표현하며, 단순한 기교를 넘어 작품의 구조와 감정을 설득력 있게 풀어내는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 특히 고전부터 현대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소화하면서도 각 시대의 스타일을 정교하게 구분해 표현하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번 무대에서 그녀가 연주하는 코른골트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이러한 두에냐스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작품이다. 코른골트 역시 어린 시절 ’제2의 모짜르트’ ‘신동’으로 불리며 주목받았고, 이후 할리웃 영화 음악의 선구자로 자리잡은 인물이다. 이 협주곡은 그의 영화 음악적 감각과 낭만주의적 서정성이 결합된 작품으로, 화려하면서도 감정의 기복이 큰 것이 특징이다. 두에냐스는 이러한 극적인 선율을 섬세하면서도 강렬하게 풀어내며, 젊은 연주자 특유의 에너지와 깊이 있는 해석을 동시에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후반부의 드보르작 교향곡 7번은 어두운 정서와 강렬한 리듬, 그리고 따뜻한 서정성이 공존하는 걸작이다. 오로스코-에스트라다의 역동적인 지휘 아래 LA 필하모닉의 풍부한 사운드가 더해지며 장대한 음악적 서사가 완성될 전망이다.
■라흐마니노프 2번(5월 8~10일)
5월 8~10일 공연에서는 스위스 출신 지휘자 로렌조 비오티(Lorenzo Viotti)가 역시 LA필 데뷔 무대를 갖고,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리사 바티아슈빌리가 협연자로 나선다. 프로그램은 쇼팽 이후 폴란드가 배출한 가장 위대한 20세기 작곡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는 카롤 시마노프스키(Karol Szymanowski)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과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2번으로 구성된다.
바티아슈빌리는 1979년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태어나 음악가 집안에서 성장했다. 어린 시절부터 독일로 이주해 본격적인 음악 교육을 받았으며, 16세에 시벨리우스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그녀는 베를린 필하모닉, 뉴욕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 등 세계 최정상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
그녀의 연주는 “순수하고 투명한 음색, 완벽한 테크닉”으로 널리 평가된다. 특히 감정을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깊이 있게 전달하는 해석이 특징으로, 낭만주의 레퍼토리에서 탁월한 표현력을 발휘한다. 음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조형해내는 능력과 음악적 균형 감각은 동시대 바이올리니스트 가운데서도 독보적인 수준으로 꼽힌다.
바티아슈빌리는 음악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해석자’로서의 면모도 강하다. 사회적·역사적 맥락을 음악에 반영하는 접근 방식은 그녀의 연주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든다.
그가 이번 무대에서 연주하는 시마노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은 20세기 초 낭만주의와 인상주의가 교차하는 독특한 작품으로, 몽환적이고 감각적인 음향이 특징이다. 작곡가의 개인적 감정과 당시 사회적 억압이 반영된 이 곡은 표현의 섬세함과 감정의 깊이를 동시에 요구하는 난곡으로 꼽힌다. 바티아슈빌리는 이 작품을 통해 섬세한 음색과 유려한 프레이징으로 음악의 내면을 드러내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정적 울림을 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지는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은 후기 낭만주의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풍부한 오케스트레이션과 서정적 멜로디, 그리고 감정의 기복이 극적으로 펼쳐지는 이 작품은 특히 3악장의 아름다운 선율로 유명하다. 지휘자 비오티는 감정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끌어내는 섬세한 해석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번 무대에서도 작품의 낭만적 깊이와 서정성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티켓: www.laph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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