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심각하게 다투던 일이 문득 떠오르네내가 75세가 되던 생일날이었지난 내가 175세라 믿고 있었지아내는 아니라 했지“운전 면허증을 봐요.” 그녀는 말했지, 나는몬타나주가 내…
[2016-07-07]살아보려고맨홀뚜껑 옆꽃대를 올렸던 노란 민들레길바닥에 뿌리를 드러낸 채 웃고 있다찍힌 데가 아프지는 않은지하찮은 꽃이었던 게 억울하진 않은지눈부신 봄날, 한 번피워봤으니 그만이라…
[2016-07-05]7월의 밝은 햇살 아래한 잔의 와인을 들고그녀는 싱크대 옆에 서 있었지,‘쌀 먹이 새’의 노래 들으며,늦은 하오의 빛 속에서 마늘을 다졌었지나는 의자에 앉아그녀가 요리하는 것을 …
[2016-06-30]이삿집을 구하는 날이었다계곡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차가 멎자두 그루 벼랑집이 기울고 있었다시간의 가산을 거진 팔아겨울 햇살 꼭대기에 까치를 들인포플러나무오, 구부러지고 들어간 저…
[2016-06-28]길에서 공놀이 하는 것도 지루해지고타오르는 등유 불빛 속‘시어머니의 혀’라는 이름을 가진 선인장 곁돌무덤 아래서 찾아낸 전갈들이서로를 죽을 때까지 물어뜯는 것을죽 둘러서서 바라보…
[2016-06-23]골목은 늘 객관적이다희망을 켜 놓은 듯 백열등 밝혀 둔 좁은 공간의족을 수선실 바깥으로 길게 걸쳐놓았다바닥까지 검정물 든 손을 탁,탁 치며, 이제 그만 해야죠그만둬야죠, 습관처럼…
[2016-06-21]그는 첫 번째 호흡과 마지막 호흡 사이에 왔다나 그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이름으로 불리는지수로가 얼마나 긴지 수량이 얼마나 되는지유속이 어떤지 간이역은 어디쯤에 있는지기차는 언…
[2016-06-16]시 속에는 너무나 많은 우울과 의문이 있어-테이블 위,물기어린 거울에 스스로를 돌아보며,고개 숙인 꽃들마른 잎들이 덮인 땅굴뚝에 흐느끼는 바람그리고 주목나무의 덩굴손은 관(棺)을…
[2016-06-14]내겐 기억나는어린 시절의 한 장면이 있다.이모 에바의 집에서 밤을 보내던 날이었다한밤중에 우유를 마시러아래층으로 내려갔는데이모와 이모부 , 퍼디난드가내게 등을 보이고부엌의 식탁에…
[2016-06-09]석양을 어깨동무하고 한 병 깠습니다 한 병이 새끼를 치더니 두 병이 되네요 당신 때문입니다 나는 아무런 죄 없습니다 봄날의 석양과 어깨동무한 것이 죄라면 할 말 없습니다 그냥 달…
[2016-06-07]내게 30초의 시간이 있지내가 집에 없어도 내 신경은 여전히 온라인이고,만일 자고 있을 때 네게서 전화가 온다면어제의 멜로드라마 속에서 양들이 풀을 뜯고 있다는 것을네게 설득시킬…
[2016-05-26]무너져버린 콘크리트 더미 사이에서 고양이들이 짝짓기를 한다. 순식간에 장르가 바뀐다. 에로다, 며칠 전까지 이곳에서 벌어졌던 중장비들의 공포는 이미 잊혀졌다. 족보 한 장이 이렇…
[2016-05-24]이웃집 아이가우리는 볼 수 없는 도시를 만들었다.헤엄쳐 갈 수도 없는 섬고결한 공주님과몸집이 탄탄한 동료 배우자가 다스리는모든 건물은 유리로 되어아무도 거짓말을 할 수 없고그 도…
[2016-05-19]누군가를 떠나보내고 가보기에 좋은 곳이리세상에 아주 없는 주소지처럼애써 기억하지 않아도첫차도 막차도 없으니애달프게 기다릴 마음조차 없는 곳도계나 통리쯤에서 기차를 타고멈출 듯 지…
[2016-05-17]아버지는 바닷가에 사신다아침이면 햇살이 가득 쏟아지는 덱에서커피를 마시며해변을 걷는 모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신다.오후엔 골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신다바다의 선장처럼 하얀 골프…
[2016-05-12]102호에 다섯 살짜리 동생이 살고 있거든오늘 아침 귀엽다고 말해 줬더니자기는 귀엽지 않다는 거야자기는 아주 멋지다는 거야키가 많이 컸다고 말해 줬더니자기는 많이 크지 않았다는 …
[2016-05-10]관속에서텍스트 메시지를.‘네가 여기 없어서너무 좋구나‘어머니는 늘 그런 식이다,내가 남은 날들을 더맛나게 살도록도와주기 위해서라고 하신다.하지만 난 알고 있다.전화번호를 바꾸지 …
[2016-05-05]개펄은 바다가 되기도 하지만.꼬막이 자라는 밭이 되기도 한다.콩 싹이 껍질을 벗고 떡잎을 내밀 듯,꼬막들도 껍질을 벌려새 혓바닥 같은 싹을 틔운다.껍질만 남은 노인들이호미처럼등을…
[2016-05-03]나는 그곳에 속해. 수많은 기억들. 여느 사람처럼 사람의 세상에 태어났으니,나도 엄마가 있지, 유리창이 많은 집, 형제들과 친구 그리고 싸늘한 창을 가진감옥의 방! 갈매기를 낚아…
[2016-04-28]로마 병사들은 소금 월급을 받았다.소금을 얻기 위해 한 달을 싸웠고소금으로 한 달을 살았다나는 소금 병정한 달 동안 몸 안의 소금기를 내주고월급을 받는다소금 방패를 들고거친 소금…
[2016-04-26]지난 4일 치러진 뉴저지 예비선거에서 치열한 접전을 펼쳐 개표 결과를 끝까지 지켜봐야 했던 스테파니 장 후보와 진 유 후보가 각각 승리를 확정…
‘도전 속에 싹트는 희망’이라는 슬로건 아래 뜨거운 열기와 높은 관심 속에 치러진 제2회 전미주 장애인체전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14-15일…
미국인 4명 중 1명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에게 반감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민주당과 공화당 대선 후보 모두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