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는 직업도 다양하다. 예술분야만 해도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있고 이를 파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수집하는 사람도 있고 그리고 오래 되어 세월에 마모된 예술품을 원상 복구시키는 Art Conservators들도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예술품 원상 복구가의 일하는 모습을 존과 스테파니 그리스월드를 통해 들어본다.
콜드워터 캐년 자신의 집 스튜디오에서 일하는 존 그리스월드(43)와 스테파니 그리스월드(30) 부부는 최근 약속시간에 조심스럽게 스튜디오 문을 노크하는 한 방문객을 맞았다.
그 방문객은 8인치 크기의 장식용 금속 조각상을 들고 와 받침대와 조각상을 표시 나지 않게 원상 회복시켜 달라고 주문했다.
사연인즉 그 방문객은 건축설계사였고 클라이언트 집에서 일을 하다가 벽 선반에 놓여 있던 그 장식품을 실수로 떨어뜨리는 바람에 깨졌다는 것이다. 원상 회복만 시켜주면 수고료는 톡톡히 지불하겠다는 것.
존은 작업에 반나절이 걸릴 것이며 시간당 85달러를 부과, 400여달러가 원상 회복비로 부과될 것이라고 말했고 그 건축설계사는 이를 수용, 편한 마음으로 돌아갔다.
존에 따르면 그 금속 조각상은 인디아 같은 곳에서 20여달러면 매입할 수 있는 것이라고. 그래도 상황에 따라 클라어언트들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원상복구 작업을 기꺼이 맡기고 가곤 한다.
예술품 복원을 전공한 이들 부부는 전공 관련 컨퍼런스에서 만났고 2년전 침실과 차고를 개조해 스튜디오로 만들어 함께 일하고 있다. 주로 하는 일은 예술품이나 조각, 건축물들을 전문적으로 복원시켜 주는 것이지만 깨진 유리잔이나 화병, 장식품을 원형처럼 되돌려주는 작업도 하고 있다.
고객의 절반 이상이 크고 작은 박물관이거나 공공기관이지만 수고료를 체크로 받을 때까지는 고객이 누구인지 본인들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사람을 시켜 작업할 물건을 보내오지만 찾아갈 때는 베벌리힐스의 유명인사이거나 할리웃 스타,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영화감독이거나 유명 갑부 서명이 된 체크를 받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들은 전화 한 통화 한 통화가 조심스럽고 한 통화가 얼마짜리 거래로 확대될지 모르는 상황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작업 스튜디오에는 AD 1100년께의 벽의 일부도 있으며 4피트 크기의 미얀마 불상도 일손을 기다리고 있고 1941년 유명 영화에 나왔다는 거대한 조류상도 있다. 이 새 조각상은 수집가에 의해 곧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라 청소를 위해 이 스튜디오에 맡겨진 것.
이처럼 일의 종류도 다양하고 고객의 부류도 다양해 이들 부부는 예술감각은 물론이지만 역사와 과학도 알아야 하고 이에 더해 심리학도 알아야 한다. 인디언의 흙으로 빚어 만든 항아리를 복원하려면 역사 의식이 있어야 하지만 1920년대 한 그로서리 마켓에서 자신의 어머니가 구입한 유리잔을 복원시켜 달라는 클라이언트는 그 유리잔이 유일한 어머니 유품이라며 센티멘탈에 젖어 있어 그의 심리, 즉 마음을 읽지 못하면 “그까짓 것, 더 좋은 유리잔이 지천으로 깔려 있는데 바쁜 사람 놀리는 거요?”라며 문전박대해 돌려보내기 십상이다.
아직은 작은 물건 복원을 주로 하지만 이들의 야망은 역사와 풍상이 서린 오래된 빌딩이나 모뉴먼트를 복원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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