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의 사람들은 스포츠를 매우 중시했다. 체력이 바로 국력이었던 그 시대에는 체력을 단련하는 운동에 가장 힘을 썼고 운동시합도 많아 전국적인 운동경기도 4가지나 있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올림피안 경기였다. 이 경기는 4년마다 한 번씩 여름철에 그리스의 최고 신인 제우스 신전이 있는 올림피아에서 열렸는데 제우스신을 경배하는 이 경기에는 모든 도시국가들이 참가하여 신 앞에서 자기 나라의 명예를 걸고 승패를 겨뤘다.
그 당시 그리스는 수많은 도시국가로 분열 대립하고 있었으나 이 경기는 그들을 한 민족으로 확인시켜 주는 계기였다. 페르샤전쟁에서 보듯이 그리스의 도시국가들은 자기네끼리 싸우면서도 외적에는 단결하여 대항하는 저력이 배양되었다. 이 경기는 1천년 이상 계속되어 오다가 서기 393년경 로마의 탄압으로 사라졌다.
그런데 1829년 터키로부터 독립한 그리스는 그 옛날의 영광을 다시 찾고자 올림피안 경기를 회복하려고 했다. 이 노력에 착안하여 근대 올림픽경기를 창시한 사람이 프랑스의 교육가 꾸베르땅 남작이다. 그는 학생들의 교육에서 스포츠와 신체단련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는데 프랑스 정부로부터 국제적인 스포츠 기구를 조직할 것을 위촉받은 후 1894년 각국 대표를 파리에 초청, 국제올림픽위원회를 만들었고 2년 후인 1896년 제 1회 올림픽대회를 올림피안 게임의 발상지인 그리스의 아테네에서 개최했다.
이렇게 올림픽대회는 스포츠 시합이지만 그 이면에는 정치적인 의미가 있다. 그 옛날 그리스의 도시국가들이 단합을 도모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오늘날의 올림픽대회는 스포츠를 통한 국가간의 친선과 화해를 증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국제적 분쟁이 극도에 달했을 때는 올림픽대회도 영향을 받았다. 세계 1차대전 중인 1916년, 2차대전 중인 1940년과 1944년에는 아예 개최되지 못했다. 동서 냉전이 고조되었던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대회에는 미국등 62개국이 불참했고 그 다음 1984년 LA올림픽에는 소련 등 17개국이 불참했다.
불행히도 한국은 단일민족 국가로 올림픽대회에 참가한 적이 없다. 초기에는 일제의 지배를 받던 시기이므로 한국이란 이름으로 참가할 수 없었고 개별 선수들이 일본 국적으로 참가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손기정 선수가 마라톤에서 우승을 하여 일본선수로 금메달을 땄을 때 발생한 일장기 말소사건은 그런 비애를 대변한 사건이다.
해방 후에는 남북한이 별도의 국가로 따로 따로 참가했다. 남북한이 정치적으로 군사적으로 대결한 이 시기에는 올림픽대회도 남북한의 대결장이었다. 올림픽에서 상대방을 누르므로써 우세한 국력을 과시하려 했던 것이다.
15일 개막하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대회는 우리에게 참으로 반가운 소식을 전하고 있다. 남북한 선수단이 처음으로 동시 입장을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국호는 ROK도 아니고 DPRK도 아닌 KOREA로 하고 태극기도 인공기도 아닌 흰색 바탕에 청색의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입장한다는 것이다. 남한도 아니고 북한도 아닌 한국의 모습을 세계에 처음으로 보여주게 된 것이다.
스포츠는 가장 비정치적이면서도 정치의 해결 수단으로 큰 몫을 한다. 남북한의 동시 입장은 훗날 남북통일의 서곡임이 분명하다. 이제는 올림픽대회에서 남한이 몇 등이고 북한이 몇 등이라는 식의 경쟁을 할 필요는 없다. 코리아가 몇 등이냐는 기록을 역사에 남겨야 한다.
2004년에 열리는 차기 올림픽대회는 올림픽의 발상지인 아테네에서 개최된다. 올림픽 정신을 다시 한번 되살릴 수 있는 의미있는 대회이다. 이 대회부터는 남북한이 기필코 단일 팀으로 참가하여 궁극적으로 민족 통일의 길을 닦아야 한다. 이번 시드니 올림픽은 그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큰 의미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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