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조복래 특파원 = 정치적 위기에 몰려있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과연 현 국면을 타개하고 과거의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을까.
이라크전 반전 운동을 비롯, ‘리크 게이트’ 파문, 공화당의 주지사선거 참패 등 잇단 악재를 감안할 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현재로선 우세하다.
더욱이 집권 1,2기 5년을 통틀어 지지도가 36-37%를 맴도는 사상 최악의 국면인데다 현 난국을 돌파할 만한 마땅한 카드를 찾기 어려워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설상가상으로 내년 상.하 양원 중간선거가 다가올 수록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데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부에서도 큰 이견이 없다.
존 매케인 상원 의원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등 차기 대권주자 후보감들을 부각시켜 지금의 난국을 우회하자는 견해도 없지 않지만 부시 대통령의 재임기간이아직도 3년이나 남은 점을 감안하면 이들을 섣불리 전면에 내세울 수도 없는 처지다.
자칫 공화당 등 여권 내부의 분열만 초래하고, 조기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을 자초하는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부시 대통령의 지지도만 갖고 그가 끝없이 추락할 것이라고 속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부시 대통령의 현 지지도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빠졌던 대통령들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집권후 위기에 봉착했던 역대 대통령들의 위기대처 방식과 그 결과는 천양지차였다.
과거 린든 존슨(36대), 도널드 레이건(40), 빌 클린턴(42대) 등도 재임기간 중 터진 악재로 지지도가 30%대로 추락한 적이 있고, 심지어 해리 트루먼(33대), 리처드 닉슨(37대), 지미 카터(39대), 조지 H.W 부시(41대) 전 대통령은 20%대로 곤두박질친 적이 있다.
특히 트루먼 전 대통령의 경우 지지도가 23%로 급전직하, 국정을 수행하기조차 어려운 적이 있었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34대) 전 대통령은 지난 1958년 규제 해제를 조건으로 직물업자들로부터 선물을 챙긴 혐의를 받았던 측근 셔먼 애덤스에 대한 경질 요구를 즉각 수용한 적이 있었다.
그후 아이젠하워는 임기 만료를 앞둔 1960년 U-2기 정찰기 논란이 일었을 때 지지도는 60%대로 수직 상승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도 이란-콘트라 사건이 정점에 달했을 지난 1987년 백악관 비서실장과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한 뒤 60% 선으로 회복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도 백악관 인턴사원 르윈스키와의 염문설로 당시 공화당 주도의 의회가 자신을 상대로 탄핵을 시도했음에도 불구, 1998년 새해 국정연설을 통해 야심찬 의제들을 제안하고 폭넓은 외교활동을 통해 실점을 하나하나 만회, 막판에는 지지도가 70% 정도로 치솟는 이변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반해 닉슨 전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추락을 거듭하다 1974년 결국 사임할 수 밖에 없었다. 제럴드 포드(38대)와 카터,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도 끝내 슬럼프에서 헤어나지 못했고 재선에 실패했다.
심지어 한국전을 겪은 트루먼 대통령과 베트남전을 겪은 존슨 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렇다면 부시 대통령은 어떤 길을 걸을 것인가. 해답은 쉽지 않다. 그만큼 국내외 상황이 난마처럼 꼬여 있는 탓이다.
이라크전을 비롯, 카트리나와 리타 등 허리케인 여파, 유가 고공 행진, 사회보장제도 개혁 실패, 해리어트 마이어스 대법관 지명자 사퇴 파동, 공화당 지도부에 대한 수사, 리크 게이트 스캔들은 부시 대통령을 짓누르고 있는 망령들이다.
물론 백악관은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부시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주장에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
닉슨 전 대통령의 연설문 담당자였던 스티븐 헤스는 부시 대통령의 임기는 아직도 3년이 남아 있다면서 3년이라는 임기는 대통령에게 무궁무진한 세월이라며 부시 대통령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물론 재선 대통령들은 흔히 집권 2기를 맞아 어려움에 봉착해 왔던 것은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다.
스테펀 슈미트 아이오아대학 정치학 교수는 그러나 불행이 찾아왔을때 이를 극복할 모멘텀을 갖는게 일반적인데, 부시 대통령은 불행하게도 그런 기회가 많지 않은 것 같다면서 특히 카트리나가 강타했을 때 부시는 이미 모멘텀을 잃고 손으로 벽을 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부시 대통령이 측근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을 비롯한 백악관. 행정부 관료들에 대한 대대적인 쇄신인사와 민주당과의 화해, 일련의 정책 혁신, 외교적 역량 발휘 등을 통해 과감한 승부수를 던질 것인지 워싱턴 정가는 주목하고 있다.
cb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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