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반대론자들이 사형수 케네스 리 보이드가 1,000번째로 처형된 노스캐롤라이나 랠리의 센트럴 교도소 밖에서 사형제 폐지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보이드는 1976년 미국에서 사형제가 부활된 이후 1,000번째로 처형됐다.
중-이란-베트남-미 순 많이 집행
그리스-터키 등 120개국은 폐지
미국은 50개주중 39개주서 실시
주 당국이 사형제도 부활 이후 1,000번째 사형을 집행함에 따라 미국을 중심으로 전세계 사형집행 현황과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입장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사형제도가 궁극적으로 무고한 주민이 숨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굳건한 믿음 아래 이 제도를 지지하고 있다고 백악관 대변인 스캇 맥클레런이 2일 말했다.
그는 사형제도는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사형은 공정하며 정확하고 신속하게 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텍사스 주지사로 봉직하던 6년 동안 텍사스에서는 152명이 사형에 처해졌으며 이는 사형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다른 주에 비해 많은 숫자다.
◆보이드 케이스
보이드는 1988년 이혼한 부인과 장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94년 사형선고를 받았다. 베트남전 참전용사로 알코올 중독 경력이 있는 그는 이혼 후 방직공장의 트럭기사로 일하던 중 범행을 저질렀으며 혐의를 모두 시인했다.
장모와 의붓딸 살해 혐의로 사형선고가 내려진 뒤 지난달 29일 오하이오주에서 사형집행이 이뤄진 존 힉스(49)에 이어 그는 사형제도 부활 이후 1,000번째 사형집행 대상자가 됐다.
교정당국에 따르면 그는 사형 집행에 앞서 “며느리인 캐시에게 부탁이 있다. 아들과 손자, 손녀들을 보살펴 달라. 모든 사람에게 신의 은총이 있기를 기원한다”라는 유언을 남겼다.
원래 1,000번째로 사형에 처해질 사람은 버지니아주의 로빈 로빗(42) 이었다. 그러나 마크 워너 버지니아 주지사가 형 집행 전날 로빗의 요청을 수용, 그의 형량을 종신형으로 감형함으로써 형 집행은 이뤄지지 않았다.
반면 보이드는 연방 대법원과 마이크 이즐리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에게 감형 요청을 탄원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보이드의 변호사 코머스 마헤르는 “이즐리 주지사의 관용불가 결정은 사회가 인간의 목숨을 빼앗는 것이 폭력에 대한 대응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큰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형 제도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반대 1,000번째 사형 집행을 앞두고 1일 저녁부터 롤리 교도소 밖에서 철야 촛불 집회를 갖고 당국의 사형 강행을 비난했다. .
◆사형 제도 현황
미국의 50개 주 가운데 39개 주가 사형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1608년부터 시작됐으며 1966년까지 1만4,000여명의 범죄자가 사형제도의 희생양이 됐다.
1966년 이후 10년간 사형집행이 중지됐으나 대법원이 1976년 사형제를 부활시키면서 다시 매년 주별로 사형집행이 이뤄지고 있다.
전세계적으로는 지난해 부탄, 그리스, 사모아, 세네갈, 터키 등 5개국이 사형제도를 폐지, 이를 없앤 국가는 120개에 달한다.
국제 사면위원회에 따르면 국가별로 사형집행 건수가 가장 많은 국가는 중국으로 지난해에만 최소 3,400명이 처형돼 전세계 사형집행의 90%를 차지했다. 다음은 이란(159명) 베트남(64명) 미국(59명) 순이었다.
미국의 사형선고 및 집행 건수는 최근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수치는 전년대비 6명 감소한 수치다.
한편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국가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인권 선진국으로 자처하는 미국에서 사형제가 존속돼온 것은 세계 최고 수준의 살인 범죄율과 서부 개척시대의 전통, 성서 속에 그려진 인과응보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그 배경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살인범죄율의 증가와 비례, 미국인들의 사형제도에 대한 지지도도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지난 수년간 미국의 범죄율이 감소 추세를 보이면서 지지율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10월 갤럽이 미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 사형제도 지지율은 64%로 94년 80%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이는 지난 27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사형제가 폐지돼야 한다는 주장의 핵심 논지는 무고한 사람이 잘못된 판결로 인해 희생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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