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로스앤젤레스AP=연합뉴스) 지난 해 태양계 가장 바깥쪽 궤도에서 발견된 이른바 `10번째 행성’은 9번째 행성인 명왕성보다 크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독일 천체물리학자들이 1일 발표했다. 이들의 연구는 네이처 최신호에 실렸다.
`2003 UB313’란 비공식 명칭을 갖고 있는 이 천체를 처음 발견한 캘리포니아 공대(칼텍)의 마이클 브라운 교수는 밝기로 미루어 이 천체의 크기가 대략 명왕성과 비슷한 2천236~3천480㎞ 사이일 것으로 추정했었다.
그러나 프랑크 베르톨디 교수가 이끄는 독일 본대학 및 막스 플랑크 전파천문학연구소 팀은 UB313의 열방출량을 측정해 이 천체의 지름이 명왕성 지름보다 약 700㎞ 큰 약 3천㎞(±300㎞)라는 결과를 얻었다. 이는 UB313이 1846년 해왕성 발견 이래 지금까지 태양계에서 발견된 가장 큰 천체임을 의미한다.
베르톨디 교수는 UB313이 명왕성보다 확실히 큰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에 UB313에 행성 지위를 부여하지 않는 한 명왕성의 행성 지위도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천문학연맹(IAU)은 오는 8월 열리는 총회에서 UB313의 행성 지위 여부를 검토할 예정인데 이것이 10번째 행성으로 결정되면 1930년 명왕성 이래 처음으로 새로운 태양계 행성이 공식 탄생하는 셈이다.
한편 브라운 교수 팀은 지난해 10월 UB313에 위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히고 이를 가브리엘로 명명했으며 UB313이 행성으로 공인되면 그리스 신화의 여주인공인 `제나’(Xena)로 명명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브라운 교수는 독일 학자들의 측정치가 신빙성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신의 연구팀이 허블 우주망원경을 이용해 UB313의 크기를 직접 측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UB313은 태양계 행성 대부분의 궤도가 위치한 이른바 `주(主)평원’으로부터 45도나 기울어진 궤도를 갖고 있으며 태양과 가장 가까울 때 약 50억㎞ 거리인 공전주기 560년의 타원형 궤도를 돌고 있다.
UB313의 평균 궤도 거리는 태양-지구 거리의 97배, 태양-명왕성 거리의 3배나 되며 현재 태양으로부터 약 140억㎞ 떨어진 곳에 있다.
그러나 UB313은 아직까지 크기만 밝혀졌을 뿐 행성의 지위를 결정하는데 필요한 대기의 존재 유무, 밝은 표면을 갖게 된 지질학적 형성 과정 등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고 행성의 정의 자체도 아직 명확하지 않아 이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논란을 제기할 전망이다.
UB313은 명왕성처럼 카이퍼 띠에 속하는 천체로 학자들은 45억 년 전 태양계가 형성되고 남은 물질로 이루어진 카이퍼 띠에 수만 개의 얼어붙은 천체들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명왕성을 둘러싼 논란 역시 UB313의 크기 확인을 계기로 재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학자들은 지름이 2천300㎞에 불과한 명왕성이 행성으로 과대평가됐다면서 명왕성을 소행성으로 격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IAU 실무단장인 영국 퀸 메리 대학의 이완 윌리엄스 교수는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만한 행성의 정의에 도달하기는 지극히 어려울 것이라면서 행성 후보가 될 만한 천체가 얼마나 많은지 확실히 밝혀질 때까지 UB313에 관한 결정도 유보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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