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대를 살며 어딘가 먼 나라에서 수확, 제조된 상품들로 의식주를 꾸려야 하는 소비자들 사이에 소년 노동 금지나 최저 임금 보장등 제조과정의 윤리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금이 주시 대상이 되고 있다. 시카고 외곽인 일리노이주 웨스턴 스프링스의 벽돌로 꾸민 레버 보석상. 85년 역사의 이 보석상 주인 브라이언 레버는 재활용한 금으로 만드는 ‘어스와이즈 주얼리’ 라인을 개발하고 손님들에게 사라고 권장한다. 금광업을 둘러싼 우려 때문이다.
“윤리논란 금 제조과정
환경파괴 최소화하고
사회적 물의 피하자”
보석업계 발벗고 나서
지난 몇 년 사이에 금광이 주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밝혀지면서 업계의 얼굴에 해당하는 보석상들 사이에 소비자들이 질책하기 전에 미리 문제에 대처하려는 움직임이 일어 지난 2월, 8개 보석회사가 ‘노 더티 골드(No Dirty Gold)’라 불리는 전국적인 캠페인을 벌이기로 합의했다. ‘레버’ 같은 작은 회사도 있지만 미국에서 ‘월마트’ 다음으로 많은 금을 판매하는 소매 체인 ‘제일스’등이 함께 벌이는 이 캠페인은 2년전부터 금과 금광을 둘러싼 문제를 제기중인 단체 연합이 시작한 것이다.
사실 이 캠페인은 금을 둘러싼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한다기보다는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에 가까운 것이다. 그래도 환경보호주의자 및 업계 관계자들은 상당히 고무되고 있다. 그로 인해 마련되는 계기와 참여가 더 소중하기 때문이다.
이 캠페인의 리더이자 전세계의 빈곤 및 경제 정의 실현을 위해 일하는 단체들의 연합인 ‘옥스팜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이 8개 회사 매출을 다 합하면 63억 달러로 미국내 소매 매출의 14%에 해당한다. ‘제일스’와 ‘레버’ 이외에 ‘시그넷 그룹’(‘스털링’과 ‘케이’ 보석상 모회사), ‘헬즈버그 다이아몬즈’, ‘포튜노프’, ‘카르티에’, ‘피아제’, ‘밴 클리프 & 아펠스’가 들어 있는데 바로 작년 말까지만 해도 ‘노 더티 골드’에 참여하는 보석회사는 ‘티파니’ 하나 뿐이었다.
재활용 금으로 장신구를 만드는 것은 해결책의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더 깊숙한 문제는 ‘책임지는 광업’이란 말과 그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에 달려 있는데 오늘날 생산되는 모든 금의 80%는 보석업계에서 소화되고 있으니 관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티파니’의 마이클 코왈스키 회장은 “책임지는 광업이란 어떻게 하는 것을 말하는지, 우리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등 몇가지 문제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는 것이 다음 단계”라고 말한다. ‘티파니’는 사용하는 금의 대부분을 유타에 있는 ‘빙엄 캐년’이라는 광산에서 사들인다. 이 광산은 물을 오염시켜 수은 같은 다른 오염물질을 방출시키는 청산염을 사용하지 않는 곳이다. ‘티파니’는 또 작년부터 사용하는 금을 전량 로드 아일런드의 한 공장에서 가공하기 시작했다. 공급 체인을 콘트롤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인데 궁극적으로는 목걸이나 반지가 광산에서 진열장에 이르기까지 단계 별로 어떤 손을 거쳤나를 밝히는 증명서를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보석업계 안팎의 사람들은 이제 금광이 환경 및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단계에 와 있다고 말한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경우 정치적 저항이나 부패, 원주민 소개 같은 일이 금광업과 맞물려 일어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이유는 전세계적으로 금이 묻혀는 있지만 보이지는 않는 금광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광부가 번쩍이는 금 덩어리를 나귀에 싣고 산을 내려오는 것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일이지 요즘의 큰 산업용 광산은 암반을 온통 깨부수고 청산염을 사용해 금을 모아야만 수지를 맞출 수 있는 형편이다. 금반지 하나를 만들려면 바위를 최소한 30톤이나 부숴야 하니 그 과정이 지나치게 파괴적이고 낭비가 많다.
금광 및 보석회사들은 제아무리 내부적으로 행동기준 및 환경에 관한 규칙을 마련해봐야 독자적인 검사 및 검증과정이 없이는 소용이 없다는데 동의하고 있다. 보험회사와 사회적 의식이 있는 투자기금들도 외부 기관이 평가한 행동 기준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책임 있고 윤리적인 금 채굴이 가능하더라도 그것을 검증하기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정 나무에서 특정 목재가 나오고 다이아몬드는 지도에 표시된 어느 한 광산에서 나오지만 금은 불순물을 제거하고 녹이고 아말감으로 만들어 보석상이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하기까지 여러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일일이 추적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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