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트하우프·포겐폴·보쉬 등 주방시스템 물밀듯 들어와
소비자 정보
평균 4만5천달러 넘는
‘포겐폴’ 주방 설비나
2천달러의 디시워셔 등
고가 브랜드 ‘불티’
‘머세데스-벤츠’‘포셰’‘BMW’등 고급 차로 미국 사람들의 차고를 점령한 독일 제품들이 이제는 미국 가정의 부엌을 접수하고 있다. ‘불트하우프’‘포겐폴’같은 이름의 주방 시스템은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고가의 사치스런 브랜드들이다.
독일제 고급 주방용품들이 미국 시장에 들어온 지는 꽤 됐지만 ‘하이어’ 같은 중국제 저가 브랜드부터 ‘밀레’와 ‘보쉬’ 같은 독일제 고가 브랜드까지 외국 가전제품사들의 미국 내 시장 침투가 증가한 최근 들어서는 미국의 주방 및 가전제품 시장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이제까지 이 시장은 전통적인 가구 제작자 및 ‘제너럴 일렉트릭’이나 ‘월풀’ 같은 국내 브랜드의 독점 영역이었다.
물론 미국회사들이 아직은 훨씬 더 유리한 입장이지만 주방을 개조하려는 주택 소유주들 중에는 한때 선호했던 포마이카 카운터와 리놀륨 바닥, 흰색 가전제품들 대신에 직선형과 고가의 목재 마감, 화강암 조리대, 반짝이는 스테인리스 스틸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유럽형 주방이 늘어남에 따라 유럽제 가전제품들도 물밀듯 미국 가정으로 들어오고 있다. ‘보쉬-지멘스’‘밀레’ 같은 회사들이 성시를 맞고 있는 것이다.
언뜻 봐서는 독일 가전제품들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보잘것없다. 2004년에 독일에서 수입한 주방 가전제품은 총 5,950만달러로 약 45억달러에 달하는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미미했다. 그렇지만 크고 무거운 가전제품들에 매겨지는 상당히 비싼 운송비를 절약하기 위해 독일 상표를 단 가전제품들 중 다수가 이제는 미국에서 제조되고 있기 때문에 수입 통계에는 그 수치가 잡히지 않고 있다.
‘머세데스’와 ‘BMW’자동차처럼 유럽식 주방제품들은 세련된 디자인과 고품질 자재, 혁신적인 기술로 독일제 자동차 고객과 똑같은 고소득층 소비자들의 입맛을 당기게 하고 있다. ‘밀레’사 대변인 테오도어 시페르트는 “미국과 북미주는 우리 회사의 고도성장 지역으로 미국인들의 추수감사절 칠면조 구이를 위해 특별히 30인치 너비의 오븐을 개발했을 정도로 신경 쓰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게 할만도 한 것이 미국 사람들은 올해 주방 개조에 작년보다 16%가 증가한 790억달러를 쓸 것으로 추산되고 있을 정도로 시장이 커졌다. “우리는 온 세계를 상대로 제품을 만든다”고 말하는 ‘포겐폴’의 경우 1976년에 북미주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멋있고 기능적인 디자인으로 미국에서 10년 동안 크게 성장했다. 이후 유럽식 주방이 인기를 끌면서 독특한 디자인을 베낀 유사품이 너무 빨리 나오는 통에 애를 먹고 있다. 가족 소유였다 2000년에 스웨덴의 ‘노비아’에 합병된 ‘포겐폴’의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 내 매출은 10년 전 200만달러이던 것이 올해는 5,000만달러로 뛰었다.
가족소유 회사로 연 수익이 220유로(26억달러)인 ‘밀레’의 경우는 더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다. 작년도 북미주 시장 매출이 약 1억8,000만달러로 10년 전의 1,500만달러보다 10배 이상 신장했다.
독일의 전자제품회사 ‘보쉬’와 ‘지멘스’가 합작 투자한 회사의 북미주 지사인 ‘BSH 홈 어플라이언스’의 프란츠 보스하드 하장은 세계 최대의 가전제품 시장인 북미주에 독일회사가 눈독을 들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다. “아주 디자인이 좋고, 잘 만든, 기능적인 제품이라는 이미지 덕을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1991년부터 미국에 디시워셔를 수출하기 시작한 ‘보쉬-지멘스’ 그룹은 1998년에 미국 회사 서마도어를 매입했고 작년까지 미국 내에 5개의 제조공장을 마련했다. 소비자들은 물론 그 스타일과 이름 값으로 훨씬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밀레’의 일부 디시워셔 모델은 1,900달러나 한다. ‘포겐폴’ 주방 시스템은 최저 2만5,000달러에서 출발하며 평균 4만5,000달러, 그보다 훨씬 더 올라갈 수도 있다.
기능에 충실한 디자인으로 주방 시장에서 군계일학의 두드러진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독일 주방제조사들이 경쟁자로 여기는 것은 다른 가전사나 가구제조사가 아니다. “여유자금으로 차를 살까, 크루즈 여행을 갈까를 놓고 행복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새 부엌을 또 하나의 선택 가능성으로 여기게 하자는 것”이라고 만하임의 주방업계 개발 그룹인 모던 키친의 디렉터인 한스-요아힘 아들러는 자신 있게 말하고 있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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