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여명 참가, 백악관 주변서 평화적 행진.집회 가져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40여명을 주축으로 한 반(反) FTA 원정시위대는 워싱턴, LA, 뉴욕 미주동포 100여명과 함께 한미간 FTA 협상 착수를 하루 앞둔 4일 낮 백악관 주변에서 첫 시위를 갖고 본격적인 저지 활동에 착수했다.
미국 반전·반세계화 단체 A.N.S.W.E.R. 연합의 60여명을 포함 200여명으로 구성된 시위대는 IMF 빌딩 앞 머로 파크에서부터 백악관 앞 라파옛 공원까지 4Km 구간을 행진하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미 FTA 협상 중단을 요구했다.
시위대는 이날 워싱턴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2시간 가량 평화적으로 시위를 벌여 당초 우려했던, 불법 폭력사태나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오후 2시30분께부터 IMF 앞 머로 파크에 집결한 시위대는 `NO FTA’, `STOP FTA’ `KORUS(한미) FTA=경제식민주의’, `미국과 한국의 민중이 단결하여 FTA 막아내자’ 등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사물놀이패를 앞세운 가운데 오후 3시께부터 행진에 나섰다.
특히 시위대는 IMF 건물과 USTR 건물, 미 상무부 건물 앞 도로에선 행진을 한동안 멈추고 도로에 주저 앉거나 드러누워 지난 97년 IMF 사태와 미국의 통상압력 등을 비판하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워싱턴지역에서는 신필영 6.15 선언 미주위원회 공동위원장, 이재수 자주연합 부의장 등 20여명, 한국원정시위대에는 강기갑 의원(민주노동당), 오종렬 한미 FTA 저지 범국민 운동본부 공동의장 등이 참가했다.
오종렬 공동의장은 백악관 앞 라파옛에서 가진 ‘전쟁과 빈곤의 세계화 반대, 한미 FTA 저지 국제연대의 날’에서 “한미 FTA는 반드시 저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원정시위대는 5일 오전 9시 30분에는 내셔널 프레스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가지며 오후 7시30분에는 라파옛 공원에서 촛불집회를 연다.
또 6일 낮 12시에는 미무역대표부(USTR) 앞에서 미국노동자 총연맹(AFL-CIO), A.N.S.W.E.R. 연합등과 함께 또 한 차례의 시위를 갖는다.
이날 시위대 대부분은 회색 티셔츠 차림에 `NO KORUS FTA’라고 쓴 주홍색 머리띠를 매 눈길을 끌었다.
옥색 두루마기 차림으로 시위에 함께 참여한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미국 의원들에게 한미 FTA의 문제점을 알리고 반세계화 투쟁에 동참하기 위해 이번 시위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작년 12월 홍콩에 이어 국제 시위에 두번째 참가했다는 한국농업경영인경기도연합회 강우현 회장은 “당초 600여명이 원정시위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막판에 비자가 대거 거부돼 40여명만 오게 됐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경찰당국은 이날 시위대 앞뒤에서 에스코트하는 한편, 사전에 시위대가 지나가는 주요 교통로에서 차량을 통제하며 평화적인 시위를 보장했다.
또 USTR과 재무부 등의 건물 앞에는 정복차림을 한 경찰들을 1m 간격으로 배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시위대들도 당초 허가된 행진시간을 준수하고 시위 참가자들이 허가구역을 이탈하지 않도록 질서유지반을 별도로 편성해 행진을 유도하는 등 준법.평화시위를 벌였다.
백악관 주변에 있던 일부 미국인들은 사물놀이패를 앞세운 시위대를 호기심어린 듯 바라보거나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며 관심을 보였으나 별다른 호응은 없었다.
2시간여의 행진을 마친 시위대는 백악관 북쪽 라파옛 광장에서 잇따라 집회를 열고 FTA저지 투쟁 의지를 다졌다.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는 연설에서 “한미 FTA 반대 투쟁은 제2의 IMF사태를 막기 위한 투쟁”이라면서 “우리의 투쟁은 정부에 대한 반대운동이자, 인간의 얼굴을 하지 않은 FTA에 대한 반대투쟁”이라고 주장했다.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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