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바오로 2세 개인비서 회고록 출판
교황 2000년 건강악화로 사임 검토
선종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선종 5년전인 지난 2000년 건강악화로 사임을 진지하게 고려했으며 , 모든 교황이 80세에 퇴위하도록 로마가톨릭교회법을 고치는 방안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실은 40년간 개인비서를 지내며 그를 보필했던 폴란드 출신 스타니슬로 드찌비스 추기경의 저서에서 밝혀졌다.
`카롤(요한 바오로 2세의 본명)과 보낸 한 평생(A Life with Karol)’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내달 출간될 예정이다. 역대 어떠한 저서보다도 요한 바오로 2세의 인간적인 면모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이다.
드찌비스 추기경은 책에서 요한 바오로 2세가 2000년 사임을 생각했으며 이 문제를 요제프 라칭어 추기경(현 교황 베네딕토 16세) 등 측근들과 의논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에 자신을 헌신해야 하며, 하나님이 원하는 기간만큼 교황직에 남아있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사임 의지를 접은 배경을 설명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또 80세가 넘은 추기경은 교황 선출 추기경단 비밀회의인 콘클라베에 들어가지 못하도록한 교회법을 언급, 만약 교황일지라도 80세에 물러나야만 한다면...이라고 스스로에게 묻기도 했다고 드찌비스 추기경은 기술했다.
건강이 악화되면서 요한 바오로 2세는 자신이 교황직을 끝내 수행할수 없는 경우에 대비, 사퇴서 제출 절차까지 마련했다고 그는 전했다.
드찌비스 추기경은 책에서 1981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발생한 요한 바오로 2세 암살기도사건의 배후는 당시 소련이라는 확신을 교황도, 자신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어떻게 그런 확신을 했는지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크렘린이 싫어하는 요한 바오로 2세의 선출, 모국인 폴란드 첫 방문, 공산권의 붕괴를 견인한 폴란드 자유노조운동의 발생 등을 차례로 거론하면서 어찌 (암살기도의 배후로) 공산세계를 생각하지 않았을수 있겠는가. 모든게 그 방향으로 가지 않는가. 모든 길은 KGB에 이르지 않는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드찌비스 추기경은 암살을 기도했던 터키인 알리 아그자를 `완벽한 킬러’라고 묘사하면서 교황을 위험하고 거북스러운 인물로 생각하고, 교황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그를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크렘린은 암살기도사건에 간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했지만, 드찌비스 추기경은 요한 바오로 2세가 폴란드 연대노조의 지지자였기 때문에 당시 소련에게 위협적으로 받아들여졌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갖은 병마와 10년간 싸우다 2005년 4월 2일 84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드찌비스 추기경은 밤 9시27분 교황 성하께서 숨을 멈췄다. 어떤 사람들은 손목시계 바늘을 이 시각에 멈춰놓았다고 떠올렸다.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quint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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