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뉴 미디어’와 `올드 미디어’ 사이에 표현의 자유를 둘러싸고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24일 유에스 투데이 인터넷판에 따르면 인터넷의 진보적 블로거들과 보수 성향의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들은 서로 수정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짓밟고 있다며 치열한 공방전을 전개하고 있다.
양쪽의 싸움은 월트 디즈니사가 소유한 샌프란시스코 소재 라디오 방송국 `KSFO-AM’ 토크쇼 진행자의 발언 내용을 인터넷 서비스 업체 `1&1 인터넷’에 소속된 `스포코’라는 블로거가 강하게 비판하고 나선 게 발단이 됐다.
`스포코’와 그를 지지하는 블로거들은 KSFO의 라디오 생방송 토크쇼 진행자들이 인종차별적이고 폭력을 부추기는 발언을 했다며 광고주들에게 광고를 끊도록 촉구했고 실제로 뱅크 오브 아메리카와 마스터 카드 등 주요 기업들이 KSFO에 대한 광고를 중단했다.
이에 대해 KSFO의 토크쇼 진행자들은 블로거들이 정치적 견해 표출을 억압하려 들고 있다며 반격을 가했으며 KSFO의 모회사인 ABC 방송국은 저작권법 위반으로 제소하겠다고 위협,`1&1 인터넷’의 웹사이트가 일시 폐쇄되기도 했다.
ABC 방송국의 제소 위협으로 `1&1 인터넷’의 웹사이트가 한때 폐쇄되자 이 회사 소속 블로거 `스포커’를 지지하는 수백 명의 블로거들이 표현의 자유 침해라며 ABC 방송과 KSFO에 `선전포고’를 했다.
`스포커’ 등 블로거들이 문제 삼은 KSFO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들의 발언 중에는 미 의회 사상 최초 여성 하원의장이 된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의원과 민주당의 2008년 대선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한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을 겨냥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KSFO 라디오 모닝 토크쇼 공동 진행자 멜라니 모건(여)은 지난 해 11월 당시 하원의장 입성이 확정된 샌프란시스코 출신 펠로시 의원을 겨냥, 우리는 그녀의 크고 웃는 눈에 과녁을 그려넣었다는 발언을 해 구설수에 올랐다.
또 이브닝 토크쇼 호스트인 브라이언 서스먼은 작년 12월 오바마 상원의원이 케냐 출신 아버지와 미국계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사실을 빗대 그를 반쪽 아프리카인이라는 뜻으로 하프리칸(halfrican)으로 불러 물의를 빚었다.
`스포커’를 지지하는 블로거 500여 명은 최근 이런 발언을 기록한 육성 녹음을 블로그에 올리는 한편 광고주들에게 이를 전파하자고 블로그 방문객들에게 요청했다.
`스포커’는 자신의 블로그에 힘센 보수파 논객들의 보복이 두려워 실명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고 이런 가운데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전자 프론티어 재단(EFF)’은 `스포커’의 블로그에 대한 무료 변론에 나섰다.
KSFO는 자사가 익명의 인터넷 비방 캠페인의 희생자라며 지난 12일에는 정규방송을 3시간이나 중단한 채 문제 발언으로 블로거들의 공격을 받고 있는 토크쇼 호스트들을 출연시켜 직접 해명토록 했다.
(서울=연합뉴스) sungboo@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