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안부 할머니’통한의 절규
▶ 한국, 네덜란드 생존자 3명 첫 의회 증언
하원 외교위 아시아 태평양 환경소위가 15일 오후 하원 레이번 빌딩에서 2차 대전 당시 일본군 종군위안부로 강제 동원됐던 할머니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청문회를 개최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한국인 이용수(79), 김군자(81), 네덜란드인 얀 러프 오헤른(84) 할머니 등 3명이 나와 종군위안부로 끌려가게 된 과정과 일본군들로부터 겪은 수모를 증언하고 위안부 결의안 처리를 위한 의회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15세 되던 해인 1943년 위안부로 끌려가 대만에서 2년간 위안부 생활을 한 이할머니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하루 평균 일본군 4-5명으로부터 강간당하면서 시도때도 없이 폭행당하는 등 개돼지보다 못한 생활을 했다”며 “일본 정부는 사과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결코 사과 받은 일이 없으며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17세 되던 해 강원도 철원의 역전에 심부름 갔다가 중국으로 끌려갔던 김 할머니는 “위안소에서 일본군을 상대하는 지옥과 같은 생활을 했다”면서 “우리는 지금 돈을 원하는 게 아니며 그들이 저지른 인권 유린과 전쟁범죄 행위에 대해 치러야 할 대가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할머니는 “당시 자살을 시도했으나 감시 때문에 죽는 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19세 되던 해인 1942년 일본군에 의해 수용소로 끌려갔다가 위안부가 됐다는 네덜란드 국적으로 현재 호주에 살고 있는 오헤른 할머니는 “일본군은 내청춘을 무참하게 짓밟고 모든 것을 빼앗아 갔다”고 절규하면서 “일본은 전쟁 당시 잔학상을 시인하고 과거 오류들에 대한 역사를 똑바로 가르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의안을 제출한 일본계의 마이클 혼다하원의원(민, 캘리포니아)은 “미국은 2차세계대전중 일본계 미국인을 감금한 것에 대해 1988년 잘못을 시인하고 보상을 했다”면서 “일본도 위안부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보상할 때 주변국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애니 팔로마베가 아태소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청문회에서 대나 로라바커(공, 캘리포니아)의원은 “지난 1996년 이후 하시모토, 오부치, 모리, 고이즈미 총리 등이 직접 나서서 보상금과 함께 서면으로 진실한 사과를 했다”면서 일본 수상의 사과를 요구하는 결의안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앞서 혼다 등 민주당 의원 5명과 그리스토퍼 스미스 등 공화당 의원 2명은 지난달 31일 일본군 성노예는 일 정부가 저지른 20세기 최대의 인신매매 사건이며, 집단 강간, 강제낙태, 정신적 모욕, 성적 학대 등으로 신체적 장애, 학살 또는 자살이 포함된 전례 없이 잔인하고 중대한 사건이라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결의안(H.Res 121)을 제출했다.
결의안은 특히 일본정부측에 ▲위안부의 존재 공식 인정과 사죄 ▲일본 총리의 공식 사죄 ▲국제사회의 권고에 따른 현재와 미래 세대들에게 교육시킬 것을 권고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김지혜 한미연합회 회장, 김영근 워싱턴한인연합회 전 회장, 전종준 변호사 등과 워싱턴을 방문 중인 박근혜 한나라당 전대표와 김무성, 서병수, 이혜훈, 한선교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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