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300마일, DC까지 50일.
한미 친선 미국횡단 선교 도보행진에 나선 안용민(69) 장로가 워싱턴을 향해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작년 10월24일 UN데이에 맞춰 LA를 출발한 안 장로는 총 3,750마일의 대장정 중 90%가 넘어선 3,450마일을 걸어 14일 노스캐롤라이나 벌링턴에 도착했다.
안 장로 일행은 이날 워싱턴에서 마중 나간 한미우호증진협의회 관계자들과 만나 뜨거운 눈물의 포옹을 나눴다. 안 장로 일행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오는 7월 4일 한미우호증진협의회가 의사당 앞에서 여는 한미감사축제에 참석, 대장정을 마감하게된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서울 신사동 소망교회 장로인 안용민 씨는 1907년 평양 장대연 교회 대부흥운동 100주년을 맞는 올해 새로운 대부흥의 역사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각오로 미국 횡단 선교행진을 결심했다.
최근 수년간의 한미 양국 상황을 보면서 새로운 전기의 필요성을 느꼈고, 미국 현지에서 양국간 우호 증진 및 선교에 바람직한 활동으로 대륙 횡단 행진을 택했다.
하루 18~20마일씩. 보통 8시간 정도를 걸었다. LA를 떠나 남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뉴멕시코, 텍사스, 앨라배머, 루이지애나, 테네시,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로 이어지는 행로는 가도 가도 사람 한 명, 차 한 대 만나기 힘든 사막길이 대부분. 오히려 개나 들짐승을 만나거나, 행색을 의심하는 경찰에게 곤욕을 치른 경우가 많았다.
뉴 멕시코 로빙턴에서는 한인 경찰서장을 만나 안 장로의 신원과 행진 목적을 자세히 적은 편지를 써줘 도움을 받기도 했다.
벌써 출발 7개월째. 차량에 꽂은 태극기와 성조기가 다 닳아 너덜너덜해 진 그 일정은 진한 외로움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워싱턴에서 온 일행을 만나자 눈물이 쏟아졌고, 초면에도 서로 부둥켜안고 뜨거운 정을 나눴다.
도보 행진은 안 장로 혼자 한다. 아내 박정자 권사와 이용호 장로(66·광염감리교회)가 밴으로 뒤따르며 뒷바라지를 한다. 기아자동차에서 세도나 밴을 지원했다.
안 장로는 KBS, CBS에서 36년간 방송인으로 일했다. 이후 자신의 표현대로 ‘걷는 사람’이 됐다. 등산으로 다져진 실력은 지리산을 당일(16시간) 종주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다 설악산 등반 중 작은 부상을 입고 걷기로 바꿨다.
서울에서 대전까지 4일간 걷기를 시작으로 ‘걷기 인생’이 시작됐고, 2002년에는 월드컵을 맞아 62일간 1,200km 전국 일주, 2004년에는 중국 칭다오에서 단둥까지 2,600km를 100일 동안 걸었다.
“이 나이에 죽음인들 두렵겠습니까. 제 힘과 근육이 아니라 믿음의 힘으로 걸으면 피곤하지 않습니다.”
사실 안 장로는 미국 횡단에 도전하면서 “걷다가 죽을 생각을 했다”고 했다. 그래서 “만약 일이 생기면 워싱턴에 묻어 달라”는 진반농반의 얘기를 했고, 이장연 목사(한미우호증진협의회 공동대표)는 실제 지역 내 교회의 묘소 한자리를 신청, 허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워싱턴까지 300마일만을 남긴 안 장로는 “이제는 자신 있다”고 했다.
안 장로 일행은 6월2일이면 리치몬드에 도착하고, 이후 루트 1을 따라 행진, 7월4일 행사 일정에 맞춰 워싱턴에 입성할 예정이다.
<권기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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