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에서나 나오는 스토리다. 로버트 레드포드가 주연으로 나오는 영화 ‘더 내추럴(The Natural)’에서도 믿기 어려웠던 시나리오가 실제로 연출됐다.
원인 모를 이유로 컨트롤을 잃어 메이저리그 투수의 커리어를 접었던 릭 앵킬(28·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타자로 돌아온 경기서 스리런 홈런을 날렸다.
20세였던 2000년 11승을 올리며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던 앵킬. 왼손 선발투수였던 그는 루키시즌부터 175이닝 동안 194삼진을 쏟아내는 괴력을 발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플레이오프 시리즈 1차전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하지만 앵킬은 그 프레셔에 무너졌다. 어린 나이에 미 전국이 지켜보는 무대서 한 이닝에 폭투를 5개나 던지며 완전히 망가졌다. 메이저리그 투수가 한 이닝에 폭투 5개를 기록한 것은 1890년 9월15일 버트 커닝햄 이후 처음이었다.
토니 라루사 카디널스 감독은 2000년 플레이오프 때 앵킬을 다시 한 번 마운드에 올렸지만 폭투만 4개가 더 나왔다. 앵킬은 그 충격에서 영원히 헤어나지 못했다.
앵킬은 그 다음 시즌에도 플레이트를 찾지 못했다.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더 이상 공을 똑바로 던질 수가 없었다. 앵킬은 결국 2005년 야구를 그만 뒀다.
하지만 26세 나이에 방망이를 대신 잡고 재기를 시도한 결과 9일 마침내 메이저리그에 복귀했다. 올해 트리플A에서 102경기에 출장, 타율 .267에 32홈런, 89타점을 기록한 결과 메이저리그로 승격된 것이었다.
앵킬은 이날 4번째 타석에서 샌디에고 파드레스 구원투수 덕 브로케일의 4구째를 통타, 오른쪽 담장을 넘긴 3점포로 복귀전서 관중의 기립박수를 받는 꿈의 시나리오를 연출했다.
카디널스는 앵킬의 한 방에 힘입어 파드레스를 5-0으로 눕혔다.
타자로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릭 앵킬이 덕아웃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투수였던 릭 앵킬은 9일 타자로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경기서 스리런 홈런을 날리는 꿈의 시나리오를 연출했다.
<이규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