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성형수술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기형 교정수술이 아닌 미용성형수술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0대 성형이 붐을 이루고 있다. 외모를 개선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13~19세 청소년들이 급증하면서 일각에서는 10대 미용성형이 ‘주류’를 이루어가고 있다는 우려 섞인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뉴욕의 성형외과 전문의이자 미성형외과의협회 대변인을 맡고 있는 프레데릭 루카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한 해 동안 미용성형 수술을 받은 청소년들의 수는 약 30만명.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수치는 급속히 늘어날 전망이다.
루카시는 “청소년 한 명이 수술을 받는 동안 또 다른 열 명의 틴에이저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자신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성형수술 자료를 검색하고 있다고 보면 거의 틀림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 30만 외모 업그레이드 갈수록 늘어나
가슴확대·지방흡입술 등 무분별한 시술
사춘기는 ‘시각’의 지배를 받는 ‘비주얼(visual)의 시기’이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내면이 아니라 겉으로 드러나는 외면이다. 루카시는 사춘기 소녀들의 경우 자신과 타인의 가치를 평가하는 일반적 척도는 외모이며 이들 사이에서 외면적 아름다움은 ‘최고선’이자 ‘최대 권력’이라고 지적했다. 이렇듯 가치의 우선순위를 외모에 두다 보면 조금이라도 ‘모양새 빠지는’ 신체부위는 교정해야 마땅한 치명적인 ‘결함’으로 간주되게 마련이다.
예전 같으면 제아무리 맘에 차지 않는다 해도 부모로부터 전해 받은 ‘못마땅한’ 생김새를 팔자처럼 지고 갈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두개골을 제외한 신체의 모든 부위를 새롭게 조각해 낼 수 있는 기적 같은 ‘성형예술의 시대’가 활짝 열렸기 때문이다. 열등감을 자극하는 ‘하드웨어’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길이 트였으니 외모에 대한 집착이 유난히 강한 10대들이 성형병원으로 몰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로열 팜비치의 심리치료사 프랜 셔먼은 청소년 성형 확대추세에 우려를 표시했다. 그녀는 “성형수술 자체가 나쁘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16세 소녀가 유방확대 수술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셔먼은 “수술을 통해 신체 기형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것은 선천적 결함을 갖고 태어난 아이들에게 큰 희망을 안겨 주지만, 단순한 미용성형 수술은 불안정성을 초래한 근본적 원인을 외면한 채 표피적인 문제에 대한 손쉬운 해법을 추구하도록 청소년들을 오도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쌍꺼풀을 만들고, 코를 세우고, 가슴을 부풀리는 것으로는 청소년들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정서적 불안정성을 치료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고교 졸업선물이나 생일선물로 자녀들에게 가슴확대, 코성형, 지방흡입술 등 미용성형 수술을 해주는 새로운 풍조가 부유층을 중심으로 확산세를 보이면서 이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들 사이의 차이가 ‘후천적 생김새’로까지 확대되는, ‘유전미인’(有錢美人) 시대의 막이 올라가고 있다는 자조 섞인 지적과 함께 자녀가 원하는 것이라면 앞뒤 생각 없이 무조건 해주려 드는 일부 부모들의 조건반사적인 수용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러나 셔먼과 루카시는 불필요한 청소년 성형수술의 비중이 아직은 낮은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30년간 언청이, 남녀 어린이들의 유난히 큰 가슴, 지나치게 큰 코, 튀어나온 귀 등 자신감을 해치고 열등감을 키우는 기형을 바로잡아 주는데 주력해 온 루카시는 “성형수술이 이들의 인생을 바꾸어주었다”고 단언했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틴에이지 성형수술 안전지침’이라는 책자를 발간한 루카시는 언제 10대 성형이 필요한가에 대한 대답은 이이들의 상태와, 수술을 원하는 이유, 수술위험에 대한 이해 정도와 수술이 이들의 우려를 해소할 적절한 해법인지 여부 등에 달려 있다며 “꼭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성형수술이 청소년들의 고민거리를 치료해 주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성공적인 수술 결과를 얻으려면 병원 문을 들어서는 모든 환자들을
‘달러’로 간주해 무조건 수술대에 눕히려 드는 의사 대신 수술이 최선의 선택인지를 정직하게 저울질하는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물론 양심적인 성형외과 전문의가 많지만, 그렇지 않은 ‘칼잡이’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 예로 연방식품의약국(FDA)은 18세 미만 소녀들의 경우에는 유방삽입물 주입을 제한하고 있으나 이 지침을 무시하는 의사들이 상당수에 달한다. 마취상태에서 환자의 몸을 절개하는 것은 최상의 환경에서도 늘 위험이 따른다. 따라서 미성년자들에게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하도록 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루카시는 누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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