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출신 150여명 등 가족몰래 합류
▶ IS대원들과 결혼 ‘홍보대사’ 활동 중
이슬람국가(IS)를 비롯한 극단주의 무장단체에 합류하는 외국인들의 늘어나고 있으며 이 중에는 여성과 청소년들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가대테러센터(NCTC)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90개국 이상 출신의 외국인 자원자 2만여명이 IS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 시리아로 넘어갔고 그 중 서방 출신은 150여명의 미국인을 포함, 최소 3,400명으로 추정된다.
여성 가담자의 수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 킹스 칼리지 국제급진주의연구소(ICSR)는 최근 IS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된 550여명의 서구 여성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 가운데 70명의 데이터베이스를 처음으로 공개하고 이들이 자국 내 테러를 선동하는 주요축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ICSR이 공개한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IS에 가담한 외국인 여성지하디스트들 가운데 최연소자는 15세로 프랑스 소녀이며 영국 여성이 약 30명에 달한다.
ICSR의 멜러니 스미스 연구원은 “이 영국 여성들은 IS에 합류하러 오지 못한 이들을 대상으로 테러를 선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가 ‘지하디스트의 신부’로 알려진 스코틀랜드 출신의 아크사 마흐무드(20)다. 그녀는 2013년 11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집을 떠난 뒤 터키를 거쳐 시리아에 입국해 IS 무장대원과 결혼했으며 현재 소셜 미디어에서 IS의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복한 파키스탄계 이민가정에서 성장한 마흐무드가 운영하는 텀블러 블로그에는 IS 대원들과 다친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조롱하는 사진 등과 IS 합류에 따른 보상책을 설명하는 게시 글 등이 올라와 있다.
마흐무드는 IS 대원이 되면 알라로부터 “수도·전기 사용료가 무료인 집을 공짜로 받고, 사후에는 더 큰 보상을 받게 된다"고 적었다. 또 언론이 지하드(성전) 가담자들을 현실에서 실패한 ‘루저’로 묘사하는 것과 달리 “여기서 만난 자매들의 대다수는 대학에 재학 중이었고, 행복한 대가족과 친구 등 모든것을 갖춰 얼마든지 안락하고 부유한 삶을 누릴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17일 런던 개트윅 공항에서 친구 2명과 함께 터키 이스탄불 행 비행기를 탄 샤미마 베이검(16)은 이틀 전인 15일 아크사 마흐무드(20)의 트위터 계정에 “쪽지를 보낼 수 있게 나를 팔로우해 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들 소녀의 IS 합류에 마흐무드가 개입돼 있다는 방증이다. 샤미마 베이검은 카디자 술타나(15), 아미라 아바스(15) 등과 함께 IS 합류를 위해 지난 17일 영국을 떠났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여성분야 편집자 에마 바넷은 “시리아로 떠난 소녀들은 실종된 게 아니라 IS에 가담하는 다른 남성들처럼 자유의지에 따라 살인을 저지르는 광신적 종교집단에 합류한 것"이라며 “IS에 가담하는 젊은 남성들에게는 분노와 조롱을 퍼부으면서 소녀들에게는 연민을 보내고 희생자로 치부해버리는 것은 구식 성차별로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이들에게 동정심을 베풀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바넷은 “IS 가담 여성들이 단순히 ‘전사의 아내’에 머물러 있는 게 아니다. 그들이 트위터나 텀블러로 보내는 메시지는 자신들의 모국에서 테러공격을 하라고 부추기며 이런 호소는 강력할 뿐 아니라 점점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불나비’처럼 IS에 가담하기 위해 집을 떠나는 청소년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7일 콜로라도주 덴버에 사는 소말리아계 16세 소녀는 역시 소말리아계인 또래 2명과 독일과 터키를 거쳐 시리아로 가려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아버지의 신고로 출동한 연방수사국(FBI)에 잡혀 집으로 돌아갔다.
서구의 10대만 IS의 타겟인 것은 아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최근 콸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시리아행 항공편을 기다리던 14세 소녀를 체포했다. 현재 시리아와 이라크 등지의 이슬람 과격단체에 가담한 말레이시아인들은 50여명에 달해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다른 20여명도 이들 지역으로향하려다 적발돼 기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한 IS의 대대적 선전에 혹해 무작정 시리아로 향한 소녀들은 대부분 강제결혼과 성폭력, 강제노동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지난 6개월간 IS의 ‘홍보모델’ 역할을 하던 오스트리아 10대 소녀 2명이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후회한다는 소식이 최근 언론에 공개되기도 했지만 시리아행을 꿈꾸거나 시도하다 적발되는 사례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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