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직은 민원 맡고 원로는 주류와 유대… 반목 없는 리더십
▶ “경쟁 덜해도 학군은 고민”
※ 광복 70돌 특별 기획
【앵커리지 한인사회 현황】
“앵커리지 한인사회는 리더십과 한인 구성원 간 협력, 원로들 지원 등 삼박자가 잘 맞아요”
지난달 30일 앵커리지 미드타운 한 식당에는 전·현직 한인회장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일보 취재진을 반긴 이들은 28대 최갑순 회장부터 21대 최화섭, 22대 김연수, 24·27대 윤요한, 26대 김연수 회장과 한국 앵커리지 출장소 전승민 소장 등이다.
앵커리지와 페어뱅스 한인들은 대도시 한인사회와 달리 한인회비(1년 개인 30달러, 부부 40달러)를 자발적으로 납부한다. 전·현직 한인회장들은 알래스카 한인들이 ‘신뢰’를 바탕으로 구성원 공통의 이익을 추구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전·현직 회장들은 감투싸움은 철저히 배제하고 커뮤니티를 이끌 ‘리더와 원로의 역할’을 강조한다고 전했다.
한국 앵커리지 출장소 전승민 소장은 “앵커리지 한인들은 한인회를 중심으로 커뮤니티 결속력을 강화해 나가는 점이 특징”이라며 “2012년 새 한인회관을 마련할 때 한인들이 25만달러를 모금하고 한글학교와 한인회 운영펀드를 조성한 모습은 타지역 한인사회가 배울 점”이라고 말했다.
전·현직 한인회장에 따르면 앵커리지 한인사회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며 지역사회 내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현직 한인회장은 한인사회 연중행사를 챙기고 민원을 해결한다. 전직한인회장들은 지역 원로들을 규합해 시장과 주지사, 연방 하원의원 2명과 상원의원 1명 등 주류 정치인과 유대를 강화한다.
최근 앵커리지 한인사회는 주류 정치인 후원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유권자 등록운동도 펼치고 있다. 최화섭 전 회장은 “한인사회가 안으로만 뭉치면 발전과 미래가 없다. 로드맵만 짜놓고 실천하지 못하면 커뮤니티 전체가 활력을 잃는다”며 “앵커리지 한인사회 원로들이 공통 지향점 아래 정치력 신장과 차세대 양성에 힘쓰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앵커리지 한인사회가 경제적 성공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모습도 주목할 만하다. 한인들은 12년째 ‘앵커리지 장학사업’을 펼치며 매년 청소년 약 25명(한인 50%, 비한인 50%)에게 장학금을 전달한다. 전직 회장들은 “앵커리지 주민들에게 한인 커뮤니티가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모습을 알리면 이미지 개선과 정치력 신장으로 이어진다. 앞으로 좋은 인재를 발굴해 알래스카 한인 정치인을 배출하는 것이 차기 목표”라고 말했다.
■앵커리지 한인회 여성시대
앵커리지 한인회는 지난 2012년 9월4일 43만달러 기금(재외동포재단 지원금 15만달러)을 모아 더 넓은 한인회관(3630 Jewel Lake Rd, Anchorage, AK 99502, 907-561-5345)으로 확장 이전했다.
정식 명칭인 ‘앵커리지 다목적 한인문화회관’은 노인대학, 강당, 사무실 등이 들어서 한인사회 주요 행사 장소로 요긴하게 활용되고 있다. 지난 1월 제28대 한인회장에 선출된 최갑순(61) 회장은 하난영(50) 총무, 김희경(55) 사무장 등 이사 12명과 앵커리지 한인회를 이끌고 있다. 최 회장은 “한인회 1년 예산은 약 5만~6만달러로 3월 3.1절 행사, 5월 한인회 장학의날 장학기금, 6월 한국-알래스카 친선의 날 축제, 8월 8.15 광복기념 한마음 대축제 등 주요사업에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앵커리지한인회는 1992년 LA 4.29폭동을 교훈삼아 지역사회 유대강화 사업과 봉사도 열심이다. 하난영 총무는 “지난 7월21~23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제2차 미주한인 풀뿌리 활동 컨퍼런스에 한인회 관계자 2명이 참석했는데 알래스카 하원의원 2명이 마중 나왔을 정도”라며 “한인회가 코리안 아메리칸 특성을 살려 지역사회 리더십을 구축하려 한다”고 말했다.
앵커리지 한인회 관계자들은 LA와 뉴욕 등 대도시 한인사회 단합된 모습이 전국 한인들에게 자극과 용기를 준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최갑순 회장은 “정보화시대라 많은 분들이 본토 한인사회 소식을 수시로 접하며 때론 롤모델로 삼는다. 대도시 한인분들이 분열과 대립보다는 활력과 희망을 주는 소식을 들려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앵커리지 엄마들의 자녀교육
“앵커리지 한인 엄마들도 학군에는 예민해요”
앵커리지에서 한인 2세들을 키우는한인 신세대 엄마들은 현지 자녀 양육의 가장 큰 장점으로 ‘성장기 때묻지 않은 정서’를 꼽았다.
정시현(8)·정예윤(6)·정혜림(4) 삼남매 엄마인 차현지(38)씨는 “이곳은 대도시처럼 경쟁이 심하지 않아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덜하다. 아이들 개성도 존중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윤수정(34)씨는 “아들 서준(4)이가 앵커리지에서 자립심이 강한 아이로 자라 열정이 넘치는 아이가 되길 바란다”고말했다.
반면 현지 20~30대 신세대 엄마들은 LA 등 대도시 한인타운 엄마들이 자녀와 함께 각종 테마공원을 쉽게 찾는 경우를 가장 부러워했다. 한창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워터팍, 디즈니랜드,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이야기 할 때 일단 다음을 기약해야 하는 상황이 힘들다는 것.
앵커리지 신세대 엄마들은 자녀 나이또래에 맞춰 5~6명씩 그룹을 형성해 육아와 최신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차현지씨는 “이곳 엄마들도 모임을 갖다보면 ‘학군’을 따지기도 한다. 일부는 최신정보를 귀신같이 알아내 사우스 앵커리지 등 주류사회 선호지역 학교로 자녀를 입학시킨다”고 말했다.
◆취재협조: 앵커리지 관광청(www.anchorage.net), 페어뱅스 관광청(explorefairbank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